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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 히틀러에게 저항한 학생들, 백장미단 이야기 (러셀 프리드먼의 역사 교양서 2)



청소년 대상 도서이지만 성인들도 무난히 읽을만한 책이다. 그보다 더 제2차 세계대전 독일에서 히틀러의 나치 정권에 저항했던 학생 조직단인 백장미단의 탄생 과정과 그들의 활약상을 보면 어디에서도 진실과 정의에 대항하고자 자신을 불살랐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히틀러에 모든 독일 국민들이 동조했던 것은 아니다. 백장미단을 만든 한스 숄, 조피 숄의 아버지인 로베르트 숄은 일찍이 "저들을 믿지 마라. 저들은 늑대요 사기꾼들이다. 저들은 비열하게도 독일 국민을 이용하고 있단다."라며 반대했었다. 히틀러에 대한 비판하는 것만으로도 감옥에 가거나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었던 시대적 상황에서도 그들의 의도를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스 숄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히틀러 청소년단 단원이 되어 대표단 수석 기수에 분대장까지 올랐지만 불합리하고 강압적인 군대식 훈련에 염증을 느끼고 크게 실망하고 만다. 히틀러 청소년단 간부와 주먹질을 한 것으로 경력이 끝났지만 오히려 다행이라고 느낀다. 그의 동생인 조피 숄도 독일여자청년동맹 단원에 참가하지만 마찬가지로 활동하면서 곧 환멸을 느낀다. 농장에서 일하면서 지낸 이들은 나란히 뮌헨 대학교 의대생이 되어 같은 의무대 동료인 알렉산더 슈모렐, 크리스토프 프롭스트, 빌리 그라프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반나치 전단이 뮌헨 우편함에서 발견되었는데 제목이 바로 '백장미단의 전단'이었고 파시즘과 전체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계획이 나치 정권에 발각되지 않도록 최대한 비밀리 진행하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전단지를 뿌렸던 것이다. 수동식 등사기로 수천장을 인쇄했는데 이 전단을 뿌리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일이었지만 이들은 계속 전단지를 만들고 뿌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게슈타포 총책임자인 하인리히 뮐러의 지시 아래 체포되었고 결국 슈타델하임 교도소에서 참수형에 처하고 만다. 20대 초반이었던 이들은 '자유여 영원하라'라는 말만 남기고 단두대에서 최후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로도 백장미단의 전단에서 외쳤던 양심을 받아들인 일반 군중들은 히틀러의 명령에 반대하기에 이르른다. 


총과 칼이라는 무력에 맞서 백장미단은 펜과 종이로 정의와 자유를 외치며 행동을 촉구했던 것이다. 그 당시 독일은 전쟁을 일으켜서 주변국들을 침략하며 연합국이 맞서야 했는데 독일 내에서도 히틀러 나치 정권의 실상을 알리며 저항했던 단체로 지금은 숄 남매의 기념비가 세워질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크다. 자유보다 소중한 것은 없고, 끝까지 죽음을 불사하고 히틀러에 맞섰던 백장미단이라는 조직단에 대해 알게 알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