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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신이 인간과 함께한 시절 : 명화와 함께하는 달콤쌉싸름한 그리스신화 명강의



그리스 신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서양 문화의 뿌리가 어디서부터 파생되었는지를 탐구하는 작업과 다름없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에서 지역명, 단어, 이름, 88개의 별자리, 황도 12궁 등 영향을 끼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다. 지금의 유럽(Europe)의 이름도 제우스가 지상의 페니키아 공주였던 에우로페를 납치한 사건이 있었는데 제우스가 이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한 대륙에 에우로페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신이 인간과 함께 한 시절>은 이렇듯 신이 인간과 관련없는 에피소드가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강의 형식으로 현대적인 시각에서 풀어내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보통 인문학을 다룬 책들은 관련 지식이 없으면 따분하게 읽힐 수 있는데 읽다보면 불쑥 신선한 표현들이 나와서 흥미를 가지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그리스 신들을 그린 명화가 중간중간 곁들여져 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보면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고, 에피소드의 상황과 신들의 모습을 보며 그리스 신화 속 신들에게 빠져들 수 있었다. 이 책을 중화권 교수가 대학 강의 교양 과목으로 개설하며 20여년간 수강생 2천명 정도가 들을만큼 매우 인기가 높았다는 건 그만큼 재미도 있었지만 복잡한 신화 이야기를 잘 풀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거룩한 산의 왕족들, 재야의 신들, 대지의 초인들, 아픈 사랑으로 파트를 나눠 이에 해당하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단순히 신들을 열거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 신들마다 가진 에피소드와 사람 사이에 얽혀있는 문제들을 이해하기 쉽게 쓰고 있다. 그래서 더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 예전에는 단순히 암기하는 차원이었다면 지금은 이야기를 들으며 서양 문화를 이해하는 데 명강의로 사랑받았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해 사람들은 관심이 높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는 사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감정을 소유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되는 듯 싶다. 그들이 가진 능력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을만큼 특별했지만 감정적인 부분은 인간과 매우 닮아 있어서 호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으로 그리스 신화에 대해 더 흥미가 생겼고, 주입식으로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온 영향력의 근원을 알아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