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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우리의 역사 이것이 진실이다



책을 펴들었을 때 수많은 각주와 원본에서 발췌한 글들을 보며 문득 든 생각은 대학교 교양과목 교재를 보는 느낌이었다. 저자는 일제에 부역해온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이 허위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수많은 증거들을 대조해 볼 필요성이 있었고 삼국사기를 비롯한 관련 역사서와 문집 등에서 발췌한 글을 실었다. 197쪽에서 경술국치 이후로 일제가 전국에서 역사서와 문집을 강제로 수거해 갔는데 그 수량만 해도 대략 15~20만권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 중에 일부분은 가져가고 나머지는 대부분 불태웠다는 대목에서 분노가 치솟았다. 자신들의 역사가 얼마나 보잘 것 없었으면 조선의 역사를 조작하기 위해 과거의 역사를 지우려고 했을까? 그렇다고 없었던 역사가 진실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더 공포스러운 것은 그 조작된 역사를 우리와 우리의 후대 자손들이 배운다는 사실이다. 


일제가 아직까지도 진실이냥 퍼트리는 '임나일본부' 설이나 위만·한사군에 의해 점령당해 식민지가 되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거짓말을 자꾸 되풀이한다고 사실로 증명되지 않는다. 다행히도 민족 지도자인 박은식 선생에 의해 일제가 펴는 주장을 반박하기 시작했다. <한국통사>, <한국독립운동지혈사>를 출간하면서 우리 민족은 단군의 후손으로 4,300년의 전통을 가졌다는 것을 알렸다.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 장도빈 선생의 <조선지광>, <조선사요령>, <대한역사> 등은 '기자조선설'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면서 우리 민족이 유구한 역사와 자랑스러운 얼을 가진 당당한 민족임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 일제는 조선사편수회를 조직하여 친일사학자들이 가세했고 그들은 교묘하게 역사를 날조하고 단군을 신화로 만들어버렸다. 단군신화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도 경술국치 이후인 일제강점기부터인데 그 용어를 각종 논문과 책으로 출간했으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다른 책에도 계속 거론되는 이병도로 대표되는 식민사학자들에 의해 조작되었는데 어디부터가 진실이고 거짓일까? 수많은 민족사학자들은 매국사학, 뉴라이트가 벌이는 역사 왜곡에 맞서서 진실을 알리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펴온 주장이 허위, 날조되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이 책은 다른 역사서와는 달리 전문 역사서에 가깝다.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저자가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며 집필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워낙 역사서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수많은 학자들을 통해 완성된 역사서가 한낱 일제에 부역하는 일제사학자들에 의해 망가질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기자조선', '단군신화', '삼국사기'라는 용어가 가짜이거나 그들이 만든 이름이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이 마늘을 먹어서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지어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역사 조작이 중국, 일본만 하는 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잔존한 친일 세력들이 교과서까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려고 한 사실을 보면서 우리가 바로 알지 못하고 지키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또 그들에 의해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저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