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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아픈 사회를 넘어 : 사회적 웰빙의 가치와 실천의 통합적 모색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가 그대로 이어받아 살아갈 사회의 모습이 암울하다. 뉴스를 봐도 우리나라는 생태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아닌 듯 보인다. 연이어 들려오는 자살 소식과 최근에 불거진 갑질 논란은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일 뿐이다. 항상 갈등이 존재하고 이념 대립은 온·오프라인에서 극단으로 갈라서 있다. 사회 불평등은 극심해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왕따 문제도 심각하다. 몇 달 전 간호사 태움 문화로 충격을 주었는데 살인적인 야근에 시달리다 과로로 자살한 웹디자이너 소식은 우리 직장인들이 야근, 회식 문화 뿐만 아니라 왕따, 안전 부주의로 인한 사망 등 문제가 산재해 있다. 사고 이후에 보인 사측(학교)의 태도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걸 보면 윤리적, 도덕적 의식도 바닥이다. 사건이 터지면 감추기 급급한 사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희망과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기득권층을 위한 사회는 더욱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것이고, 법의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현재 진행형이다.

낮은 행복지수와 최저 출산율. 비싼 주거비용과 계속 오르는 물가에 아이를 맘 놓고 기를 수 있을까? 무너진 공교육에서 비싼 사교육을 일반 서민들이 감당하기엔 버겁다. 공부만 열심히 해서 가정을 일으킨다는 것이 구조적으로 힘들어졌다. 강O랜드 채용비리도 근절되지 않는 부정 청탁이 정치권과 맞닿아 있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다. 공정한 절차와 경쟁으로 합격 여부가 판가름 나야 하는데 누군가는 반칙과 부정한 방법으로 남의 기회를 가로챈다면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사학에서는 부정 입학 특혜, 회사에서도 채용 특혜, 군 면제 문제 등 질서를 어지럽히는 기득권층으로 인해 좌절과 아픔을 겪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삼켜야 했다. 온갖 편법과 반칙이 통용되는 사회를 근절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행복지수는 더 낮은 것 같다. 국민을 대리해야 할 정치권의 국회의원들이 보인 막발과 행동을 보면 참담함을 느낀다. 사회 통합을 위해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를 이념으로 갈라놓고 네거티브를 위한 네거티브를 반복하는 모습에 이젠 신물이 난다. 온갖 병폐들이 들쑤실수록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아픈 사회를 넘어>는 서울대 사회학과 보건학 전공자 6명의 공저로 3년간의 연구 과정을 거쳐서 출간된 책이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사회적 웰빙의 개념, 외국과 비교하며 살펴본 사회적 웰빙 현황, 사회적 웰빙의 방해물, 개인-관계-사회 차원에서 각각의 대안을 모색해보는 구성으로 이뤄진 책으로 학술적인 부분이 많아 읽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사회적 웰빙을 누리기 위해서의 조건도 까다롭다.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과 평균보다 적당히 많은 수준의 가구 소득, 직업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베이버 부머 세대 이후에는 그마저도 조건을 갖추기 어렵다. 정부와 사회의 균형잡힌 정책과 체계적인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의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없을 것 같아 두렵다. 우리 사회가 서로 행복해지려면 개인의 참여와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한데 우선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집값 하락 걱정만 하지말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생각들이 모아지지 않으면 답은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집필진의 연구 결과처럼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밝은 사회, 사회적 웰빙을 모두 누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실천적 방법들이 개인에게 영향을 줄 때 조금씩 바뀌어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