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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베어타운 :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프레드릭 베크만의 소설은 <오베라는 남자>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 연이어 국내에 소개되면서 그의 신작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올해 소개된 그의 작품 <베어타운>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 요소들이 많은 소설이다. 스토리텔링에 뛰어난 작가라는 것은 전작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베어타운>은 조금 더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과정 보다는 결과만을 위한 성과 위주로 사회가 작동하다 보니 그 결과로 온갖 부작용에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 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는 잘못을 반복한다는 데 있다. 

베어타운이라는 도시는 스웨덴의 아주 작은 숲 속 마을로 한 때는 아이스하키로 이름을 떨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들에게 잊혀진 마을에 불과하다. 갈수록 높아지는 실업률로 인해 각 구성원들이 담보한 미래도 암울한 그저그런 작은 마을에 유일한 희망은 청소년 아이스하키 팀이다. 이들은 온 마을의 기대와 지지를 한 몸에 받고 극적으로 전국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오직 이기기만 한다면 윤리는 뒷전으로 나눠도 상관없다는 논리가 그들을 지배한다. 승리에 대한 집착이 성범죄를 집단 은폐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는 점은 어딘가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케빈과 아맛은 서로 경제적인 집안이 양극으로 나뉜 대표적인 케이스다. 케빈은 17살의 천재 하키 소년으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에이스이자 그의 아버지는 거물급 후원자로 최고급 저택에 산다. 아맛은 15살로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하키 신동이지만 아이스링크 청소부인 엄마와 함께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혼자 연습을 하며 A팀에 들기를 꿈꾼다. 이들의 성장 과정을 보는 것도 <베어타운>의 묘미일 것이다.

"삼월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간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는 말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총을 쏜 사람과 죽은 사람은 누구인지 미스터리한 궁금증을 안고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과 어떤 연결점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이 신기한 점은 <오베라는 남자>를 제외하고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 등장했던 브릿마리가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 주인공이 되고 <브릿마리 여기 있다>의 주인공이 케빈이 <베어타운>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베어타운>의 후속작은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에 대한 부분이다. 옮긴이도 이 점을 지적했는데 이 때문에 그의 후속작을 기대하며 기다릴 이유가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