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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당신이 남긴 증오



미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듣게 되는 소식들이다. 단지 흑인, 유색인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실체적 증거없이 범죄자 취급을 경찰들로부터 당하기 일쑤다.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책의 소재로 자주 다뤄지는 이유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남긴 증오'는 이미 21세기 폭스사에서 영화화가 확정되었고 타임지 선정 꼭 읽어봐야 할 책은 물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와 William C Morris Award를 수상한 작품이다. 앤지 토머스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가슴 아픈 주제를 진정성 있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사회 문제의 중요한 메세지를 던져주며 미국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16살 소녀 스타 카터는 이복 자매 케냐와 함께 파티장에 참석한 날 어디선가 총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칼릴 해리스와 함께 재빨리 그곳을 빠져 나오던 중 경찰 한 명이 그들을 막아선다. 부모님으로부터 경찰 1-15 명령을 잘 따라야 한다는 교육을 받은 스타, 하지만 그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칼릴은 총 세 발을 맞고 쓰려지고 만다. 왜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그가 무슨 이유로 죽어야만 했나.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기까지 읽고나면 해외 뉴스에서 보던 비슷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갈 것이다. 경찰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폭행 당하고 숨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백인 경찰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 인종차별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은 증오를 남긴다. 뿌리깊이 남아있는 인종차별의 역사는 백인 우월주의를 갖게 했고 아직까지도 이런 생각들이 사라지지 않은 채 선진국이자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문제다. 사회적 약자가 오히려 경찰들에 의해 무자비한 차별을 받는다. 이 책은 그 문제를 뼈저린 말로 터뜨린다. 사회가 이들은 인종차별 주의자 혹은 백인 우월주의자로 만든 것은 아닐까? 살아숨쉬는 문체로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 감정이입을 시키는 빠른 이야기 전개는 우리들로 하여금 현대 사회의 문제와 혐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회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약자에 머물러 있지만 스타는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부당한 처벌을 받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일일 것이다. 그 목소리를 듣고 사회에 지각있는 사람들은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설 것이다.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이 소설은 두꺼운 분량의 책임에도 뛰어난 몰입도와 함께 감정 묘사를 치밀하게 그려서 등장인물이 생동감 넘쳤다. 차별과 혐오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민 난민을 향해 일부 사람들이 원색적인 혐오의 언어를 쏟아낸 것처럼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회적 화합을 위해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영화로 나온다면 꼭 보고 싶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