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한 달 가까이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다보면 떠나고 싶은 나라가 있다. 추울 때 동남아에 가고 싶은 것처럼 무더울 때는 러시아에 가고 싶어진다. 광활한 시베리아 대륙만큼 지역마다 기후 편차가 심하다는데 이왕이면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 여름을 보내고 싶다. <가고 싶다 모스크바>를 읽을 때 받은 느낌은 기존 여행관련 책 보다는 여행 인문학에 가까웠다. 테트리스 배경에 모티브가 된 성 바실리 성당과 붉은 광장, 크렌린 궁 등 웅장하고 멋진 건물들이 가득한 곳이 바로 모스크바다. 최근에 월드컵을 치르면서 더욱 친숙해졌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할 경우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모스크바까지 7일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이 책을 인문학에 가깝다고 생각한 이유는 역사부터 접근하여 독자로 하여금 탄탄하게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모스트바를 대표하는 성당과 대성당, 미술관, 기타 건축물까지 자세히 소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자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적 사실을 사진, 명화와 함께 씌여져 있어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도록 해주었다.
아직은 낯설지만 분명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꽃피운 모스크바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책 제목처럼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웅장한 건축물은 직접 가서 눈으로 본다면 그 감동은 매우 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조감도를 포함하여 설명해주고 있어서 건축물 구조가 한 눈에 들어온 점도 좋았다. 러시아에 성당이 많은 이유는 블라디미르 대공이 러시아 정교회를 국교로 삼으면서인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리스 정교회를 받아들인 이유가 비잔틴 제국의 황녀인 안나와 결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러시아가 정교회를 받아들으면서 성서 보급을 위해 카릴문자를 도입했고, 교회 건축을 위해 건축과 예술이 발달하고, 기독교 사상을 반영하여 법률을 정비하는 등 러시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 현재 동방정교회가 러시아 최대 전통종교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책에 실린 사진만 봐도 그 웅장함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책 표지에 실린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도 마찬가지다. 모스크바강 기슭에 자리한 구제주 그리스도 성당은 1883년에 건축되었지만 볼셰비키 혁명 후 극심한 탄압을 받아 1931년 12월에 폭탄되는 비운을 격기도 한다. 그러다 1994년 재건이 결정되면서 국민 성금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으로 완공되어 2000년 5월 헌당식을 가져 지금에 이르게 된다. 다른 성당에 비해 역사는 매우 짧지만 매우 인상적인 성당으로 동서남북에 예수의 탄생과 부활 과정이 담긴 조각을 새겨놓았다. 모스크바에 가게 된다면 반드시 가야 할 곳으로 성 바실리 성당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곳으로 1555년에 건설이 시작되어 1561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직접 가보지 않아도 저자가 책에서 상세하게 곳곳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모스크바 더 나아가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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