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규모에 맞는 정도로만 시골살이를 해도 좋을 것 같았다. 많은 일을 벌어놓기 보다는 필요한 정도로만 갖춰도 충분하다. 그보다는 전국귀농운동본부와 순창군이 주관하는 농촌생활학교에 등록해서 6주간 합숙교육을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자가 2016년 9월에 농촌생활학교 10기로 등록한 뒤 느낀 바를 책으로 엮어낸 것처럼 농촌에서 자급자족하며 생활하는 것을 직접 겪어보고 싶다. 겨우 일년간 주말텃밭농장을 꾸려온 경험 밖에 없지만 앞으로는 적정기술과 자급자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젠가 시골에 터를 잡고 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보통 시골로 내려간다고 한다면 농사 짓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 외 다양한 일거리들이 많아서 유연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차피 농사 일은 해본 경험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의 절대적인 도움없이는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굉장히 힘든 일이다.
말 그대로 맨 땅에 해딩하는 겪이다. 가볍게 텃밭 정도 가꿔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살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가 아닌 곳으로 거처를 옮긴다는 건 새로운 삶을 살고자 마음을 먹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농촌생활학교에서 매 시간마다 귀농, 귀촌 선배들이 선생님이 되어 가르치는 수업들은 매우 알찼다. 씨앗과 모종도 심고 비닐하우스도 협업으로 완성하고 직접 고추장, 청국장, 부의주, 식혜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결국 산다는 것은 의식주만 해결되면 되지 않은가?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 일이지만 살아가면서 꼭 알아둬야 할 교육이기에 농촌생활학교 6주간의 경험은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정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삶의 지혜이기에 그 어떤 것보다 가치있는 일이다.
누구나 도시에서 살다보면 회의감에 젖어들 때가 많다. 몸으로 체감하는 빈부의 격차와 출구없는 고단한 삶에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다. 가치 기준이 바뀌어갈 때 즈음 시골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다. 물론 시골에서 어려움은 많을텐테 직접 해볼 수 있는 여러 경험과 즐거움은 도시에서의 각박한 삶보다 나을 것 같았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꿈꾸는 이유다. 휴양림이나 공원을 찾았을 때 마음이 평온해지는 건 많은 것을 가져서라기 보다는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고 자연에서 거져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자연으로부터 얻는 여유로움 때문에 귀촌을 꿈꾸고 어떻게든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 하는 것일테다. 저자가 엄마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글에도 그 마음이 담겨있는데 무작정 내려가기 보다는 이렇게 농촌생활학교에서 6주간 생활하고 경험하면서 배운 것들로 동의를 구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귀촌이나 귀농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읽어보고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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