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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고독한 늑대의 피 : 유즈키 유코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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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보다 더 야쿠자스럽게 행동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구레하라 동부서 수사2과 폭력단계에 소속된 오가미 쇼고 반장과 히로시마 대학을 나와 평생 정해진 궤도대로 사는 삶은 따분하다며 경찰관이 된 후 갓 구레하라 동부서 수사2과에 배속된 히오카 슈이치는 함께 팀이 되어 구레하라 금융에서 회계 일을 담당하던 '우에사라 지로 실종 사건'에 뛰어든다. 조금 불량해보이는 오가미는 사실 히로시마 현경 내에서도 100회에 달하는 수상 경력을 지닌 유능한 민완 형사로 수많은 폭력단 관련 사건을 해결한 인물이다. 경찰청장관상을 비롯하여 경찰 표창도 숱하게 받을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징계 처분 경력도 상당하다. 그는 구레하라 내 조직단과도 같이 술을 마시며 잘 어울리는데 독특한 공생관계를 유지하는데다 야쿠자들의 동향을 미리 파악할만큼 방대한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다. 

어딜가나 파나마모자를 눌러쓰고 다니는 오가미의 모습은 마치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이정재, 김동진 등 주먹들이 행차할 때 쓰던 모습을 생각하면 형사이면서 야쿠자와 같다. 담뱃불을 붙일 때도 자신이 하기보단 히오카 슈이치가 붙이도록 하는 걸 봐서는 야쿠자 세계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생태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재 속에 아내와 딸을 잃어버린 아픈 과거를 지닌 오가미와 명문대를 나와 평탄대로의 인생을 마다하고 경찰 부서에서도 거친 폭력단계에서 일하게 된 히오카 슈이치의 조합은 특이하면서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우에사라 지로 실종 사건'은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사소한 시비로 불붙은 가코무라구미와 오다니구미 조직원들의 난투 사건으로 오다니구미 준조직원인 야나기다 다카시가 살해 당한 후 가나메 초 3가 길거리와 가코무라구미 사무소 현관, 오다니구미 간부 비젠 요시키 자택에서 총탄 공격이 이어지는 일촉측발의 상황이 이어진다. 사건을 수사해나갈수록 거대 조직 간의 알력으로 일파만파 커지면서 거대 세력과 맞딱뜨리는 상황에 놓인다. 오가마 반장은 과연 이 사건을 종결지을 수 있을 것인가?

다른 추리소설보다 매우 섬세한 필체로 야쿠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있다는 듯 자세히 그리고 있다.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여성 작가가 쓴 책이라 놀라웠다. 또한 2018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상영한 작품으로 올해 5월 12일 일본에서 개봉하였다. 영화 수위가 상당히 높다고 하는데 야쿠자의 세계는 그만큼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이들 야쿠자를 보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조직적이고 기업화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경찰의 힘만으로 이들 세력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가미의 운명은? 

각장을 시작할 때마다 사건일지를 기록해두었고, 읽을수록 거대 야쿠자 조직 간에 벌어지는 싸움은 피에 피를 부르는 처참한 사건의 연속이다. 1988년에 벌어진 이 사건을 맡았던 히오카 슈이치는 1991년 경사로 승진하고 2004년에 히로시마 북부서에서 구레하라 동부서 형사과 폭력단계 주임으로 이동한다는 설정은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오가마의 의지를 이어받아 구레하라에 돌아온 히오카 슈이치의 모습을 에피소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은 구로카와 히로유키의 평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치밀한 구성, 탁월한 리얼리티, 예기치 않은 결말. 정말 재미있다. 정통파 하드보일드에 압도당했다." 내가 책을 보면서 느꼈던 그 디테일한 설명에 수긍이 갔다. 여성 작가가 썼다는 점에서 놀라웠던 이유가 바로 그래서였던 것이다. 오가미는 거칠 게 살아왔지만 피로 물들은 세상을 정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졌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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