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속으로 삭힌 날이 많아 마음에 상처박힌 채로 앓다 병든 사람들이 있다. 잘못하거나 실수할 때마다 스스로를 자책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나를 아끼고 챙겨줄 사람은 자신부터인데 상처입도록 내버려두었나?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읽기에 좋을만한 제목을 가진 책이다.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마음챙김과 자기연민 치유 프로그램인 자애명상에 관한 것이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읽었다면 다소 거리감이 있을 것 같다. 사람의 심리를 다룬 다른 책에서 기대한 것과 달리 주로 마음챙김과 자애명상을 어떻게 삶으로 녹아들게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다보니 세상사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굴곡진 산등성이처럼 우리의 인생도 닮았다. 마음이 여리고 우울에 빠졌을 때는 나를 끝모를 나락으로 몰고갔다. 슬픈 노래만 듣고 안 좋은 장면만을 생각하고는 했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새어나오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누군가 비교한 것도 아닌데 위축되었고 스스로를 비하하며 정신은 피폐해지고 자신감을 상실한 적이 있다. 벼랑 끝 나락에서 나올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시간은 약이라고 한참이 지나고나서야 괜찮아졌지만 어떻게보면 정신적으로 나를 막대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 마음이 아픈데 나를 더욱 괴롭혔던 것이다.
누구나 삶 속에 시련과 아픔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대개 사소한 일들이 내 일생을 방해하고 괴롭힘으로써 시작된다. 이웃 간의 대화가 단절될 상태에서 오해만 낳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치닫는 경우를 종종 보고는 한다. 대화없이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한 우리는 참다참다 폭발하고 내지르다 관계가 악화될 수 있기에 때문에 최선의 방법은 대화를 자주함으로써 풀어가야 한다. 그 문제로부터 벗어나려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한다. 단지 명상에 빠지는 건 최선의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만 가라앉힐 뿐이다. 개인 간의 소통이 단절된 사회에서 사는 우리들은 자신을 이기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사소한 오해는 사람들과의 대화만으로도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 친절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챙기고 자기연민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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