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은 젠더 갈등 이슈나 남녀평등을 다루는 책이 아님을 밝혀둔다. 지금으로부터 5천여 년 전 중국 상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갑골문자를 통해 남자가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고대사회에서는 여자의 존재 자체를 낙인찍어 어떻게 해석했는지 중점적으로 보면 된다. 이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갑골문, 금문, 초계간백, 전문, 허신, 설문해자, 설문, 동파문, 간체자, 한전, 바이두 등의 개념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를 기준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갑골문자가 만들어졌던 시대에 빗대어 보면 오히려 한자의 뜻을 익히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남성 중심 사회였던 과거에는 동서양이 여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했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많았다.
갑골문자가 현재 한자 표기어가 된 것인데 고스란히 글자에 남겨져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글자로 해석된 여자는 아리따우면서 동시에 음탕한 존재다. 이 책은 인문학적으로 남녀 간의 문제를 해석하는데 깊은 이해를 위해 읽어둘만하다.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것도 없고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을 폭넓게 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남녀의 차이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게 된다. 글자에 대한 해석이 주를 이루는데 기원과 의미를 알면 어릴 적부터 알게 모르게 관습화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내뱉는 말이 곧 생각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고스란히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박히게 된 원인인지도 모른다. 사회적으로 남녀의 역할을 구분 짓는데 익숙해져 있다 보니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이해 못 하는 부분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고대사회에는 사회 구조나 역할 분담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한 지위를 누렸고 이런 인식에서 비롯된 남녀의 정의가 옛 문자로 나타난 것이다. 맺는말에서 "놀랍게도 여자를 남자와 동등한 존재로 본 글자를 단 하나로 찾을 수 없었습니다."라는 말에 공감하며 이분법적인 시선에서 탈피하여 시대가 변한 것처럼 남녀의 인식 차이도 변하는 게 맞다. 남녀는 한 몸인데 어느 한쪽을 차별하고 나와 다른 존재로 여긴다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질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제는 동등하게 바라봐야 한다. 남녀 갈등은 과거의 잘못을 답습할 뿐이다. 현재에 맞는 해법으로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함께 삶을 헤쳐나가는 동반자로 바라본다면 해묵은 갈등도 풀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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