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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도 짝을 찾고 싶다 : SBS『짝』PD가 출연자 677명을 통해 본 남자 여자 그리고 인간

천국지기 2015. 1. 1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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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이라는 프로그램을 정규 방송으로 편성하기 전 파일럿으로 1~2회를 방영할 때부터 일일이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관심있게 지켜본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2014년 2월 불미스러운 사건이 촬영장소인 애정촌에서 벌어져 중단이 되었지만 사회에 미친 파급력은 상당했었다. 남장와 여자가 이름이나 직업도 모른 채로 '애정촌'이라는 곳에서 일주일간 생활하며 자신에게 맞는 짝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사실 방송 초기만 해도 상당히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짝짓기 과정이기에 조금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2주간에 걸쳐서 시청자에게 그들의 사생활과 생각들이 공개되는 것인데 선뜻 나올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무려 140부 동안 677명의 출연자들이 나왔고 실제로 인연을 맺어 결혼한 커플도 꽤 있다고 한다. 


굳이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즉석 만남이나 단체 미팅 등 은밀한 곳에서 방송보다 더 과장되고 자신을 부풀려 포장하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겉으로 보이는 허상만을 쫒다가 실망한 경우도 많고 선택받은 자와 선택받지 못한 자로 극명하게 엇갈리는 생존(?)의 장에서 내 날 것 그대로 노출되어 버린다. 사람을 만날 곳이 부족하다고 한다. 누군가를 만나 인연을 맺어 애인으로 서로를 알아가야 결혼을 하든지 말든지 할텐데 그런 자리가 없다보니 이런저런 핑계로 솔로인 채 생활한다는 얘기를 듣고 <짝>이 그래도 많은 사람을 구제해 주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도 시청률이 꽤 나왔다. 남녀 간의 심리와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남녀간의 차이점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직접 <짝>을 제작한 남규홍 PD가 3~4년동안 젊음과 열정을 받쳐 만들었기에 방송보다 더 차분하게 남녀간의 심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급한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면 인간 본래의 모습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짝>은 인간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스펙이 높고 직업이 좋더라도 진심이 담겨있지 않고 너무 잘난 체 하는 모습을 보이면 선택되지 않기도 하고, 가식적이거나 안 좋은 모습을 보이다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자는 결국 스스로의 발로 7일을 채우기 전에 애정촌을 떠나기도 한다. 단지 모르는 남녀가 만나 짝을 맺는다는 설정보다는 그 안에서 우리들을 발견하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몰입이 쉬웠던 프로그램이었다. 사랑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숙제이자 목표다. 책 말미에는 출연자들의 솔직한 후기가 실려있다. 이들이 가진 애정촌에 대한 기억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으면 이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도 생각이 깊어진 것 같다고 한다. 결국 나 자신의 그대로를 만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애정촌은 그 어느 곳보다 행복한 장소였다고 말하는 걸 보면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출연자들의 삶과 생각을 바꾸게 한 계기가 한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는 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이다. 내 진심이 그 사람에게 가 닿으면 언젠가는 알아줄 날이 올 것이라는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마음을 보일 때 더 쉽게 찾아오는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런지.




나도 짝을 찾고 싶다

저자
남규홍 지음
출판사
예문사 | 2014-12-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 정의할 수 없는 정말 가 본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묘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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