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
흥미롭게도 이미 다른 책에서 앨런 튜링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때 독일군은 이니그마라는 극악의 암호기계를 이용하여 암호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는데 연합국은 폴란드 정보국으로부터 비밀리에 이니그마를 입수한다. 이니그마는 매일 자정마다 설정이 바뀌기 때문에 암호를 해독하기 굉장히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는 기계인데 천재 수학자인 앨런 튜링은 절대로 풀지 못할거라던 이니그마를 결국 해독해내고 연합국의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영웅으로 떠오른다. 최근들어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가 개봉되고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이라는 책까지 출간되면서 앨런 튜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앨런 튜링은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있었는데 여자로서의 삶을 살기를 거부한 그는 순수한 여자가 선택할만한 방법으로 우아하게 청산가리를 바른 사과를 꺠어물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영화와는 다른 시점에서 책은 시작되는데 앨런 튜링이 자택에서 죽음을 맞이한 후 가정부의 신고를 받은 28살의 레오나드 코렐이라는 경관에게 처음 발견된다. 특유의 톡쏘는 듯한 아몬드향과 지독한 냄새는 청산가리로 자살했음을 암시하는데 주변에서 청산가리가 담긴 작은 병과 한 입을 베어 문 사과를 별견하게 된다.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코렐은 서랍에서 수학 방정식이 적힌 수첩과 꿈에 관한 책을 찾는다. 아마 코렐도 수학에 대한 열망이 있기 때문에 앨런 튜링에게 호기심을 갖었을 것이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전반적으로 앨런 튜링에게 초점을 맞춰 스토리를 풀어갔다고 한다면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은 코렐 경관의 시점에서 하나하나 앨런 튜링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되짚어나가는 지적 스릴러로 영화와는 또다른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의 죽음에 얽힌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어릴 적부터 동성애자로 밝혀져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심하게 얻어 맞은 기억이 있는 앨런 튜링은 결국 자신에게 걸맞는 죽음을 선택하기에 다다른다.
한때는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한 영웅에서 동성애자로 알려진 후 나락으로 떨어진 천재 수학자의 삶을 작가는 하나씩 숨겨졌던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이 빠져들기 시작하면 계속 읽어야만 하는 중독성이 있다. 워낙 가독성 좋은 소설이기에 앨런 튜링이라는 천재를 알아가는데 있어서 꽤 좋은 책이 되었다. 많은 의문들과 젊은 나이에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천재의 마지막은 이 소설을 읽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
- 저자
-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 출판사
- 박하 | 2015-02-25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 영감을 불어넣은 단 한 권의 소설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