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7가지 인간 행복 사용 설명서 : 새로고침
독서모임에 나가보면 유독 자기계발서라는 장르는 거들떠도 안 본다는 사람들이 지배적이다. 대체적으로 동의어의 반복이거나 충고식의 표현이 많기 때문에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라 자기계발서도 꽤 많이 읽어왔다. 읽으면서 너무 뻔한 얘기에 질린 책도 있었고, 뭔가 건질만한 책도 있었다. 사람도 알면 알수록 그 사람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자기계발서에도 분명 삶에 도움이 되는 옥석이 존재할 것이다. 저자도 일명 자기계발서 기피자 중의 한사람이었는데 새로운 소설 출간 계획이 출판사 사정으로 미뤄지면서 그 빈 공백기 동안 최근에 출간된 자기계발서를 분석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나온 책이다. 이 책의 집필 동기와 방향에 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는 얘기들이다. 읽을 때는 좋은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된다거나 자기 자랑이 심한 얘기는 대부분 공통점이었다.
이 책에서는 총 7파트로 나뉘어서 상세하게 해부하였다. 내 꿈 사용 설명서, 내 돈 사용 설명서, 내 마음 사용 설명서, 내 의지 사용 설명서, 내 몸 사용 설명서, 내 인간관계 사용 설명서, 내 입 사용 설명서에 이르기까지 자기계발서의 종류를 총 망라한 듯한 기분이다. 이 책에 나열된 책 이름을 보면 대부분 읽어본 책들이 많았고, 자기계발서를 분석한다는 참 독특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파트마다 실천지침이 있어서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정리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삶과 동떨어진 괴리감, 단지 그들의 성공 후일담에 그치는 에피소드들, 분명 옳은 말이기는 하지만 공감이 가지 않은 뻔한 얘기들에 질려 있는데 자기계발이라는 것이 사실은 현재의 자신보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 아닌가. 사람의 가치가 실용적인 부분에만 그치는 것은 안타깝지만 자신에게 맞는 부분만 가려내면 될 것이다.
저자는 몇 달간 수십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기계발서가 잘 나가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라고 한다.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찾는 이유로 대부분 인생의 "확실한" 답을 "편하게" 찾으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삶은 본질적으로 애매해고 불편한 길인데 남들보다 간편하게 그 해답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마치 자기계발서를 읽고나면 모든 세상이 그렇게 책에 나온 답처럼 흘러가는 줄 아는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비유를 들면 학교에서 공부할 때 교과서 외에 참고서를 사 두는 것처럼 미리 정답을 알면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모두 알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삶이 불안하기 때문에 안전한 보호막이 필요했고,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역이용하여 자기계발서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닐까?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어딘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가 가진 형태와 한계를 잘 분석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