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비유를 하자면 중세 유럽을 휘몰아쳤던 광기의 마녀재판에서 그릇된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처럼 현대에선 가짜 뉴스, 딥페이크 사기, 사이비 종교 등 잘못된 믿음에 빠져 현혹된 사람들에게 올바른 믿음을 갖게 만드는 법에 관하여 통찰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넘나들며 감정적·인지적·성격·사회적 요소를 기준으로 우리가 잘못된 믿음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이유를 제시하며 우리가 비이성적인 것을 믿는 일이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람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배웠지만 현실에선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사기를 당하거나 이젠 딥페이크 기술에 깜빡 속아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되고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도 저자가 소개한 일화처럼 잘못된 믿음에 빠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게 놀랍다. 팩트체크만 제대로 해도 금방 풀려버릴 일인데도 음모론을 맹신하는 사람들처럼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만이 진실인 듯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저자는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감정적 요소·인지적 요소·성격적 요소·사회적 요소가 과정 전반에 걸쳐 작용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잘못된 믿음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유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음모론이 횡행하는 건 뿌리 깊은 불신이 불신을 낳으며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회의주의는 건강한 것이며, 특히 거짓 정보가 만연한 시대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직접 조사하거나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잘못된 상식은 또 얼마나 위험천만한가. 생각보다 우리 일상 가까이에 퍼져 있다. 유튜브 동영상에 나온 말만 믿고 따라 했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거나 손해를 보는 등 사실과 다르다는 걸 알고 낭패를 본 사례도 수두룩하다. 정보가 가진 일방향성과 군중심리에 휩쓸려 겉으로 드러난 사실 이면에 감춰진 부분까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현혹당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매우 유익한 통찰로 가득하다. 게다가 가독성도 좋아서 읽기 쉽고 재밌었다. 이미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매우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똑똑한 사람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를 위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