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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천국지기 2024. 11. 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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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를 하자면 중세 유럽을 휘몰아쳤던 광기의 마녀재판에서 그릇된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처럼 현대에선 가짜 뉴스, 딥페이크 사기, 사이비 종교 등 잘못된 믿음에 빠져 현혹된 사람들에게 올바른 믿음을 갖게 만드는 법에 관하여 통찰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넘나들며 감정적·인지적·성격·사회적 요소를 기준으로 우리가 잘못된 믿음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이유를 제시하며 우리가 비이성적인 것을 믿는 일이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람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배웠지만 현실에선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사기를 당하거나 이젠 딥페이크 기술에 깜빡 속아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되고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도 저자가 소개한 일화처럼 잘못된 믿음에 빠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게 놀랍다. 팩트체크만 제대로 해도 금방 풀려버릴 일인데도 음모론을 맹신하는 사람들처럼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만이 진실인 듯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저자는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감정적 요소·인지적 요소·성격적 요소·사회적 요소가 과정 전반에 걸쳐 작용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잘못된 믿음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유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음모론이 횡행하는 건 뿌리 깊은 불신이 불신을 낳으며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회의주의는 건강한 것이며, 특히 거짓 정보가 만연한 시대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직접 조사하거나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잘못된 상식은 또 얼마나 위험천만한가. 생각보다 우리 일상 가까이에 퍼져 있다. 유튜브 동영상에 나온 말만 믿고 따라 했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거나 손해를 보는 등 사실과 다르다는 걸 알고 낭패를 본 사례도 수두룩하다. 정보가 가진 일방향성과 군중심리에 휩쓸려 겉으로 드러난 사실 이면에 감춰진 부분까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현혹당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매우 유익한 통찰로 가득하다. 게다가 가독성도 좋아서 읽기 쉽고 재밌었다. 이미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매우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똑똑한 사람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를 위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코로나19는 애초에 중국의 어느 실험실에서 생물무기로 만들어졌다. √ 세계 각국의 정부는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은폐한다. √ 미국의 달 착륙은 NASA가 영화 제작 스튜디오에서 연출한 가짜다. √ 지구온난화는 이념적인 이유나 금전적인 이유로 만들어졌다. √ 9ㆍ11 테러는 빈 라덴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스스로 벌인 일이다. 이와 같은 가짜뉴스는 오늘날 생겨난 발명품이 아니다. 로마의 네로 황제가 죽지 않았다는 유언비어와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가 사실은 남자였다는 소문, 63빌딩 아래에 지하 벙커에 로봇 태권 브이가 숨겨져 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까지… 세상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넘쳐흐른다. 왜 사람들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쉽게 가짜뉴스를 믿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걸까? 세계적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는 신간 《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청림출판)에서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믿게 되는 원인을 낱낱이 밝히고, 잘못된 믿음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나만이 옳고 너는 틀리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넘쳐나는 오늘 날,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넘나들며 잘못된 믿음의 심리를 흥미롭게 분석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내 옆의 바로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저자
댄 애리얼리
출판
청림출판
출판일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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