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평(Since 2013 ~)

[서평] 보이스 : 목소리는 어떻게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가?

 

보이스

 

 

목소리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을 담은 책으로 소리라는 주제를 굉장히 세세하게 이야기해 준다. 아기가 발음의 차이를 구별하는 결정적인 이유도 알게 되었다. 태어난 국가의 모국어를 수십 개월 동안 노출된 환경에서 아기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명확하게 감지해낸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는 파트 1. 베이비 토크에서 정리한 말로 모국어 외에 다른 목소리는 뇌의 회로에서 제거하고 특화 시켜서 빨리 모국어 이해하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듣는 목소리들은 필요 없는 회로들을 제거하고, 꼭 필요한 회로들을 강화하며, 모국어의 특정한 소리들을 감지해 그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뇌를 특화 시킴으로써 물리적으로 우리의 뇌를 조각한다고 할 수 있다."

읽을수록 언어와 소리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베이비 토크, 기원, 감정, 언어, 섹스와 젠더, 사회에서의 목소리, 리더십과 설득의 목소리, 백조의 노래 등 우리가 궁금했을 법한 내용 위주로 구성되었다. 오로지 사람과 동물이 내는 목소리를 통찰력과 지적 탐구로 파고든 책도 없을 것 같다. 뇌과학·인문학·진화생물학·인류학 관점으로 총동원하여 낱낱이 파헤친다. 사실 궁금하긴 했다. 각 나라와 부족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언어를 습득하기까지의 과정 또는 비밀은 무엇인지, 감정 표현을 하는 목소리, 목소리 톤에 따라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동물들이 내는 소리에 대한 이야기 등 거의 모든 '목소리'를 다루고 있다.

추천사가 말해주듯 놀랍고 매혹적인 주제들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뉴요커'와 '롤링 스톤'의 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사람이었다. 40대로 막 접어들 무렵 록 밴드에서 싱어로 활동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연습 중 무리하게 고음을 내지르다 갑자기 성대 폴립을 겪게 된다. 6주가 말조차 꺼낼 수 없을 만큼 힘들어했는데 스티븐 자이텔스라는 저명한 목소리 전문의를 만나 인터뷰를 할 기회를 얻는다. 고민 끝에 그에게 진단을 받고 여러 설명을 듣다가 목소리를 파고들게 되면서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목소리라는 특정한 주제로 이렇게 깊이 있는 인문학적인 고찰을 다뤄서 쓸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한 번쯤을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