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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디자인 프로세스(Design Process)

 

디자인 프로세스

 

 

현업으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느끼지만 이론과 실무 사이에 괴리감이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 말은 이론대로 정석처럼 진행되지 않고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디자인 프로세스가 영감, 판별, 콘셉트 구성, 검토/개선, 확정/모델링, 소통, 생산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은 일정과 구성 인원에 따라 빠르고 빠듯하게 진행된다. 그러니까 한가하게(?) 어느 한 단계만 붙잡고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경력이 쌓이면 영감, 판별, 콘셉트 구성은 한 묶음으로 끝내고 이후 검토/개선을 거친 후 생산에 들어간다. 소통은 이슈가 생길 때마다 진행되며 확정/모델링을 거친다. 이 책은 제품 디자인 위주로 설명되어 있는데 기본적인 절차가 어떻게 흘러간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실무에서 디자이너가 대우받기 어려운 환경이며, 웹디자이너의 경우 대개 퍼블리싱까지 도맡아 작업하는 경우가 흔하다. 디자이너가 디자이너로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길 기대하는데 사실 영감과 판별의 경우 평소에 되도록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소스를 보고 차곡차곡 라이브러리에 저장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빅데이터를 모으듯 자신의 분야에 맞는 디자인 중 잘 된 것만 추려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유추해 보며 왜 좋은 디자인인지 분석하는 능력이 실무에 도움을 준다. 콘셉트 구성 시 탄력을 받으며 평소에 쌓아둔 라이브러리가 위력을 발휘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디자이너에겐 가혹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최대한 경험치를 올려서 디자인 퀄리티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디자인 프로세스를 거치는 이유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요구 조건에 맞춰 성공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위함이다. 돈을 대가로 작업하는 디자인은 상업적일 수밖에 없으며, 클라이언트의 컨펌을 받는데 초점을 맞춘다. 아직도 디자인은 어려운 것 같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여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아니다. 디자인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할수록 자신의 한계를 여과 없이 드러내기 좋은 직업이 디자이너다. 결과물에서 자신의 실력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력 감별에서 정직한 영역이다. 내 바람이 있다면 디자이너의 근무환경에 개선되고 더 나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책에 나와 있는 디자인 프로세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디자인 퀄리티가 높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