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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우리가 초록을 내일이라 부를 때 : 40년 동안 숲우듬지에 오른 여성 과학자 이야기

 

우리가 초록을 내일이라 부를 때

 

 

저자가 보았던 40년 전 숲우듬지는 어떤 풍경이었을지 상상해 본다. 사람들의 손길을 타지 않은 수많은 태곳적 생명체가 숲 생태계를 살아가는 경이로움으로 가득했을 것 같다. 마거릿 D. 로우먼이 나무탐험가이자 숲우듬지 생물학자로 연구해온 지 4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커다란 미래의 위기 앞에 직면해있다. 그 사이에 셀 수도 없이 많은 동식물이 멸종했고, 지구의 기후위기는 인류를 재앙으로 몰고 가며 생태계마저 불안한 상황이다. 무분별한 벌채로 전 세계의 우림 중 3분의 2가 파괴되었다고 하니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처럼 개발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만 해도 일상에서 자연과 가까이 숨 쉴 수 있었지만 도심에서 별무리조차 볼 수 없게 되었다. 자연을 지키지 않으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

그래서 40년 동안 숲우듬지를 오른 마거릿 D. 로우먼의 모든 이야기가 담긴 이 책에서 그녀가 연구하는 작업들이 매우 큰 의미로 다가온다. 아직도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식물은 얼마나 많은가? 지금처럼 체계화된 장비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부터 혼자 슬링샷을 만들고 동굴탐험 동아리의 도움을 얻어 안전하게 나무에 오르며 관찰했을 그녀의 열정 덕분에 나무 연구에 진전을 이뤘다. 보통 이와 관련된 책이 어렵고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몇 장 읽다 보면 깨닫게 된다. 읽을수록 마치 숲 어딘가를 탐험하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고 가독성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그 말은 번역이 매끄러워서 술술 읽힌다는 뜻이다. 여성 과학자로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솔직하게 쓰인 책이다.

사진으로 찍은 그림도 없고 기껏 해봐야 무채색 일러스트가 전부일 정도로 텍스트가 꽤 빡빡한데 한 권의 책에 담을 얘기가 많았나 보다. 숲우듬지 뜻을 찾아보니 나무 꼭대기 줄기로 나무 위로 올라가야 관찰할 수 있는 생명체들이 있기에 수없이 나무를 오르내려야 한다. 나무에 대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수십 년을 연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분들 덕분에 우린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체계화되고 과학적으로 나무 생태계를 파악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과 나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잘 보존하고 지켜내지 못하면 멸종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아이들에게 숲을 가르쳐서 가깝게 만든다면 자연의 소중함을 일찍 깨닫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