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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제주도 전체 오름은 368개로 한라산이 화산 폭발한 뒤 남은 열로 소규모 폭발이 일어나면서 생긴 새끼 화산이라고 한다. 이 오름엔 초지, 자연림, 습지 등 제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동식물에게 서식지로써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어승생악은 5년 전 제주 한 달 살기를 할 때 가본 곳으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어리목 탐방안내소를 거쳐 정상까지 가는데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쉽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오름이지만 높이가 1169m에 이른다. 찾아갔을 때 자욱한 안개가 끼고 날파리들이 기승을 부려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한 채 사진 몇 장만 찍고 내려온 기억이 있다. 어떤 오름을 가든 제주도 특유의 자연 생태와 주변 경관이 멋져서 압도당한 기분을 여러 번 느끼게 된다.

이 책은 1~2장에서는 주로 제주도의 지형이 형성된 과정과 오름의 탄생, 비밀, 어승생 오름에 얽힌 수많은 이름에 대해 알아본다. 3~4장에서는 오름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이야기해 본다. 끝으로 5장은 아흔아홉 골짜기만큼 중요한 자연보호와 공생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란 주제를 다뤄본다. 모든 내용이 흥미롭고 제주도를 알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지만 특히 식물 이야기와 동물 이야기는 어승생 오름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관한 이야기라서 자연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게 해주었다. 제주에만 살아가는 독특한 동식물이 많은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어승생 오름은 한동안 사람들의 출입이 드물어서 자연이 잘 보존되었고 야생동물이 살기에 적합한 소중한 삶의 터전이 되었다.


어승생 오름을 통해 오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이유도 아끼고 사랑해야 할 자연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함이다. 누구나 자연이 소중하다는 건 알지만 그 가치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훼손된다면 아름다운 예전 모습으로 돌이키기 점점 어려워진다. 저자도 1960~70년대에 있었던 한라산 개발을 예로 들면서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좋은 일이 무엇인지 오래 숙고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라며 두고두고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제주도 곳곳을 여행하며 부러웠던 점은 유명한 관광지나 음식점, 카페, 서점, 편집숍이 아니었고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차마 눈에 다 담을 수 없이 깨끗한 자연 경관이었다. 제주 고유의 자연을 잘 보존되었기 때문에 멀리서 보러 찾는 것이다. 어승생 오름뿐만 아니라 다른 오름들도 그 자체로 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