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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인디아더존스 :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

 

추천사에서 박지선 교수가 지적한 "우리는 '차이'에 둘러싸여 숨 쉬듯 편견을 보고 차별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간주해 혐오하며 적대시한다."라는 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말로는 국가 차원의 목표인 것처럼 국제 사회 도래, 글로벌 국가, 세계화를 구호 삼아 영어 교육 열풍에 휩싸였는데 실제로는 아직 우린 여러 인종과 종교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대한 외국인이 여러 방송매체에서 활동하며 외국인에게 익숙한 듯 보이지만 일하러 타지에서 온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임금체불, 열악한 숙박시설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인종과 소득 수준에 따라 이중잣대로 보는 시선도 아직 남아있다. 다양성의 시대라지만 SNS 상에선 혐오와 조롱의 말들이 난무한다.

단일민족의 프레임에 갇혀 뿌리 깊이 남아있는 고정관념의 벽을 넘어서는 건 어려운 일일까? 본래 어떤 인종이든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여러 가지 피가 섞여있다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이치다. 이제부터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미래지향적으로 '다양성'을 받아들일 만큼 열린 자세와 생각을 갖고 있느냐다. 앞으로 초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는 막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인종에 대한 편견 없이 함께 섞여서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어릴 적부터 흑인, 백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다면 좀 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아이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우리 선조들도 미국과 러시아, 독일 등에서 인종차별을 받은 역사가 있다. 우리의 배타주의가 이기적인 집단으로 만들고 있다.


인종차별 의식이 잔존한 사회라는 걸 겸허히 받아들인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 구성은 다섯 전문가의 강의와 대담 형식으로 나눈 두 개의 토론이 준비되어 있다. 미디어의 막강한 영향력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은연중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된다. 미디어 속 숨겨진 고정관념이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특정 인종이나 종교를 조롱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은 여과 없이 흡수되어 대중들의 생각을 고착화시킬 파급력이 있다. 다양성 사회를 저해할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고 신중하게 필터링해줘야 한다. 우리가 원치 않아도 외국인의 이주와 이동은 일상화된 지 오래다. 한국 사회가 지금 풀어야 할 문제는 이주 외국인을 향한 악의적이고 차별적인 시선을 거두는 일이다.


우리는 한 개인의 일탈이나 문제를 전체로 확산하여 보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그런 생각이 고정관념이 되어 개개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문제인 것으로 인식한다. 글로벌 회사에서만 외국 인재와 일하는 것이 아니다.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치고 모두가 기피하는 3D 업종인 공장이나 건설 현장, 비닐하우스에서 그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우리가 일해야 할 자리에 그들이 대신 일하러 온 것이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이지만 묵묵히 일할 뿐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면 이상한 우월의식을 갖거나 깔보듯 막대한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귀화하든 정착해서 살아가든 사회로부터 외면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더 나은 사회가 되길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고 서로 고민을 나누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