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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큐리어스 : 모든 것은 형편없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생각하고 질문하는 법을 배운다기 보다 사회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이룬 26명의 저명한 지식인들이 들려주는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한 사람 당 쪽수도 길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좋다. 어린 시절은 인생 주기 중 그 어느 때보다 세상만사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하는 시기인데다 습득력 또한 빠르다.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어린 시절에 겪은 크고 작은 경험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소중한 자산임을 깨닫게 된다. 부모님의 뜻대로 강요하고 억제시키기보단 재능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열어두는 것이 현명하다는 걸 경험적으로 우린 알고 있다.

엉뚱하고 형편없게 느껴지는 질문들도 서로 대화를 나누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전시키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끊임없이 샘솟는 호기심이 있기에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세상을 탐구하는 힘이 되었다. 우리들도 어린 시절 경험했던 기억을 평생 가지고 살아가듯 삶의 원천엔 호기심이 있었다. 이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운명을 타고난 것이 아니다. 학구적인 집안 분위기와 맞물려 자신이 탐독할 분야에 일찍 빠져들었을 뿐이다. 어렸을 적 경험에 비춰보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란 온통 의문투성이로 가득했다. 불합리함에 일찍 눈을 뜨게 만드는 반항심은 우주와의 충돌을 일으켰다.

"동생들과 나는 타고난 천재가 아니었다. 우리는 단지 배움의 기회가 많았고 우리를 돌봐준 사람들로부터 진지한 대우를 받은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 나는 운이 좋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그리고 과학을 행운에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운이 좋았는지도 모른다.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재능을 펼칠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불행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가정 환경과 배우면서 자랄 수 있는 조건이 아이들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것 같다.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었지만 그래도 26명의 저명한 지식인들이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었느냐가 진로에 영향을 줄만큼 지식의 보고인 책을 많이 읽고 자란 아이가 지적으로 성숙하다. 이렇듯 호기심 충족시키며 무엇을 알고자 하는 강렬한 열정이 원동력이 되어 우린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자 사는지도 모르겠다.

 

 
큐리어스
본격적인 AI 시대가 열리며, 일상생활에서 과학의 영향력과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상과 과학의 경계가 사라진 세상에서는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질문하는 법’이 더욱 필요해진다. 과학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는 독특한 구석이 있다. 그들은 똑같은 사물도 다르게 본다. 호기심을 가지고,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지금껏 발전해온 문명과 과학기술은 모두 호기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호기심은 ‘인류 발전의 필요조건’이라고도 불린다. 상식적이지만 틀에 박힌 생각 대신, 터무니없고 엉뚱한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사실 모두 과학자였다. 어릴 때 우리는 식물의 씨앗을 찾고, 벌레를 잡아 관찰하고, 알람 시계를 분해하곤 했다. 그 호기심은 지금 어디로 사라졌을까?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어린 시절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부터 스티븐 핑커까지 전 세계를 이끄는 과학자 26인의 어린 시절을 보여준다. 그들이 어떤 호기심과 계기로 과학이라는 분야에 끌리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토록 끊임없는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 책, 부모님, 스승, 학교, 친구 등 계기는 개성 있고 다채롭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들려주는 호기심 많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우리 안의 과학자를 되찾을 뿐 아니라 다가올 시대를 앞서나갈 생각과 질문 또한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리처드 도킨스 외 25인
출판
페이지2북스
출판일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