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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달고 차가운




충격적인 내용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작품이라서 더 그렇다. 공부 밖에 모르던 모범생이 학원에서 알게 된 여자아이로 인해 무엇에 홀렸는지 아니면 너무 순진해서 그랬는지 그 여자아이가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실제로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이용해먹은 것이지만 결국 여자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강지용은 민신혜의 어머니를 살해하게 된다. 우리가 뉴스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는 끔찍한 범죄. 무덤덤하게 넘어가버렸던 그런 일들이었다. 제목 하나 기가막히게 지었다고 생각한다. "달고 차가운" 겉으로 보이는 허상은 달콤하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것은 차가운 이빨을 드러내며 가슴을 파헤친다. 우리는 강지용처럼 좀 더 밝은 미래를 꿈꾸면서 살아가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강지용의 어머니는 자신을 소유물처럼 취급하며 직업조차 정해준다. 그렇게 정해진 삶이 갑갑해하던 찰라에 옥상 위에서 스쳐간 민신혜를 알게 된다. 마치 환한 빛이 가슴 속으로 스며든 것처럼 급속도로 그녀에게 빠져들게 된다. 대부분 풋사랑이 그렇듯 이성이 마음을 차지한 뒤로는 그녀 외에는 아무것도 못보게 된다. 서로 친해지게 된 두 사람은 속 마음을 털어놓고 어머니가 증오의 대상이라는 공통점에 다다르게 된다. 서로를 구원해주고 싶어서였는지 점점 서로에게 끌린 그들은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듯 보였다. 그러나 이성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더이상 과거로 돌이킬 수 없는 살인자가 된다. 유학을 떠나기 전 호프집 여사장을 살해하게 되는데 그 여사장은 바로 민신혜의 엄마다. 10년전 11살의 신혜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악마는 강지용은 악을 없애기 위해 더 큰 악을 저지른 것이다. 


그 후로 2년이란 시간이 흐르는데 강지용의 어머니는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아들이 들어가지 못하자 강제로 미국 유학을 보낸다. 떨어져있는 시간 동안 SNS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데 갑자기 그녀로부터 소식이 뚝 끊기게 된다. 불안해진 그는 미국 유학생활 중 급하게 한국으로 되돌아온다. 이때부터 소름끼치는 사실이 펼쳐지는데 그것은 바로 민신혜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후로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된다. 그 모든 것이 거짓이었고 자신은 이용당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민신혜가 자신의 애인인 새아버지와 살기 위해 지용을 이용하여 청부살해한 것이다. 신인작가의 장편소설이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치밀하고 집요하게 현실을 파고든다. 어머니의 강압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그를 파멸로 몰고간 것이 인상 깊었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열매에 취해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주인공의 현실은 그만큼 차갑고 어두운 것을...




달고 차가운

저자
오현종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07-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악을 없앨 방법은 악밖에 없을까?공부 기계가 살인 기계로 전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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