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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에세이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오늘을 살아간다. 그런데 요즘들어 보면 겉으로는 멀쩡한 듯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 속은 곪아서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마음을 위로받지 못하고 산다면 얼마나 힘들까? 예전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보던 시각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그대로 놔둔 채 방치하다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은 안 좋은 생각을 해서 자신을 고립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정신과 상담을 받아 심리 치료를 해야 한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저자는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가 사람들과의 관계와 일상 생활을 힘들게 만들기 때문에 스스로 정신과에서 약물 치료와 상담 치료를 받으면서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챙겨주고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남과 비교를 당하며 살아간다.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이라는데 내 마음대로 꿈꾸지도 못하고 누군가의 결정에 의해 정해진 듯 살아간다. 자기결정 권한이 없는 인생은 얼마나 답답한 것일까? 애초에 내가 무얼 좋아하고 잘하는 지에 대해 탐색하거나 고민해 볼 겨를 없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가지 목표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젊은 청춘들의 삶에 대한 위로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괜찮다고. 너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말 한 마디. 위로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책 제목처럼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책을 덮고 사람들로 북적대는 거리로 뛰쳐나가 걸어도 알 수 있다. 사람은 고독한 존재임과 동시에 사람들과 소통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 하지만 홀로 있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감정들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지는 몰라도 관계에서 오는 불안함이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생각이 극단적으로 치우쳐서 대화로 다시 풀어내지 못하면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내 마음과 다르게 나오는 말들로 인해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 어차피 인생은 모순덩어리다. 나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니까 사소한 일에도 부딪히는 지도 모른다. 내 마음은 그런게 아닌데라며 후회하며 사는 것도 닮아있다. 다음 책에서는 얼마나 마음의 크기가 성장해있을 지 그 얘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