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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여행

[20120721_충남 대전/옥천] 효문화마을,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 , 정지용 생가, 故 육영수 여사 생가지, 향수·옥천 농특산물 축제

효문화마을


어느 여행이든 첫 시작은 낯설음과 둘러보게 될 곳에 대한 기대감으로부터 출발한다. 두 귀에 이어폰을 끼고 내가 즐겨듣는 음악은 BGM이 되어 여행을 떠나는 길이 외롭지 않게 가만히 귀 기울여 듣다보면 어느새인가 난 그곳에 도착해 있다. 낯선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여 어디선가 여행을 즐기러 나온 인파를 보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초여름 날씨라 다소 습기차서 더운 편이었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2012년 가격을 보니 백반은 2,500원, 갈비탕은 4,500원이다. 현재 백반을 4,000원 받는 것을 보며 7년 동안 그다지 많이 올리지 않은 가격이다. 자판기 음료수 가격도 별 차이는 없어 보인다.

(좌) 2012년 연산석씨석보, (우) 2019년 연산석씨석보


한국족보박물관은 내용상으로는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재정비를 하면서 조금씩 세련되게 바뀌었다. 비교를 하기 위해 연산서씨석보 2012년 버전과 2019년 버전을 보면 훨씬 고급스럽게 다뤄진 것을 볼 수 있다. 레드벨벳에 안치한 연산석씨석보를 보니 그 의미가 강조되는 느낌이 든다. 


지금도 여름철만 되면 산림욕장에서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제대로 갖춰진 산림욕장으로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 이제는 시설이 좋아져서 캠핑 할 수 있는 개별 공간까지 확보해두었다고 한다. 이때도 피톤치드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숲길을 걸으면 "피톤치드 향이 많이 나와서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혼자 전망대까지 올라가서 사색도 해보고 주변 경치는 어떤지 보기도 한다.


이때는 마치 아이들을 위한 교통안전교육을 시킬 요량으로 도로표시선까지 트랙처럼 만들었다. 심지어 신호등과 방향표지판, 횡단보도까지 그려져 있다. 지금은 다 거둬냈지만... 한국족보박물관이라는 간판이 생긴 것도 이후의 일이다.




효문화마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향한 곳은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가 열리고 있는 옥천공설운동장이다. 지역 특산품인 포도와 복숭아 등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운동장에서는 족구 경기가 한참 진행중이었다. 다소 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이 과일을 구매하기 위해 옥천공설운동장을 찾아주었다.  


복숭아를 보기만 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익었다. 구매하고 싶었으니 당일치기 여행을 온 것이라 무겁다는 이유로 눈팅만 할 뿐이다. 향수옥천 농특산물축제에서는 포도와 복숭아 품평회를 하는데 입상한 상품은 별도로 전시를 해둔다.


2012년 축제장 장터에서 먹는 음식 가격을 보자. 백반과 떡볶이, 오뎅, 뼈없는 닭발, 돼지껍데기, 생선튀김, 도토리묵이 똑같은 5천원이다. 백반과 떡볶이, 오뎅을 같은 가격에 팔고 있다니... 김밥은 2줄에 3천원이라 합리적이다. 해물파전과 묵은지김치전을 4천원에 먹을 수 있는데 동동주가 5천원에 받는다. 언밸리스한 가격이 인상적이다. 서둘러 메뉴를 지우거나 가격을 조정하기도 한다. 인삼야채튀김을 1만원에 받으려 했으니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인삼을 지우고 반토막 난 5천원에 받는다. 


KB 국민카드를 신청하면 주던 사은품이다. 해상도 1280x720의 HD 고화질을 자랑하던 ACT 200 / ACT 500 블랙박스다. 자동차 사진을 액정화면에 합성한 블랙박스. 


실내에서는 배드민턴 대회가 한창 열리고 있는데 아마 축제와 함께 체육대회를 같이 하고 있나보다. 다들 배트민턴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KBS 방송에서 취재를 나와서 열심히 촬영하는 장면을 우연히 찍었다.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라는 노래로도 잘 알려진 <향수>를 쓴 장지용 시인의 생가로 가본다. 실제로 가보면 세간살이가 어렵지 않아 보였는데 생가 옆에 정지용 문학관에서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정지용 시인은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서울 녹번리 초당에서 맞았고 그해 7월 그의 집을 자주 드나들던 젊은 문인 4~5명이 찾아와 이야기를 하다 함께 나간 뒤 소식이 끝겼다고 한다. 별의별 소문이 돌았으나 1950년 9월 25일 생을 마감한 것만 확인되었다. <통일신보> 기사에서 9월 납북 과정 중 경기도 동두천 인근를 지나다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발표만 있을 뿐이다. 


정지용 시인은 충청북도 옥천 태생으로 한국 문학사에 영원히 기록된 주옥같은 시를 발표한 천재 시인이다. 정지용 문학관에서는 그의 시를 읽을 수 있고 문단을 통해 발표한 시집 원본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오장환 문학관에 갈 때처럼 정지용 시인을 그대로 박제한 듯한 동상에서 기념촬영 할 수 있다.




다음 일정으로 교동리에 있는 故 육영수 여사 생가지로 이동하여 어떻게 살았는지 볼 차례다. 실제로 1925년 이 가옥에서 태어나 1950년 결혼할 때까지 살았다고 한다. 흔히 "교동집"으로 불리던 옥천 지역의 명문가였다고 한다. 2002년 4월 26일 이 생가터를 충청북도 기념물 제123호로 지정하고 2004년 12월 안채복원공사를 시작으로 수차례 발굴과 자문회의 등 고증을 거쳐 2010년 5월에 안채, 사랑채, 위채, 아래채, 사당 등 건물 13동과 부대시설의 복원공사를 완료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한옥의 멋스러움과 향수를 느끼도록 잘 관리되고 있다.


여름철 냉장시설로 활용한 석빙고도 있는데 반원 모양의 입구로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정도의 크기다. 내려갈 때 밑이 잘 보이지 않아 위험해보이기는 하다. 


故 육영수 여사가 생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사진으로나마 확인해볼 수 있다. 주변의 너른 논밭이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곳이다.




마지막 일정으로 향수 옥천 농특산물축제가 펼쳐지는 현장으로 가볼 차례다. 여기서는 제5회 안내면 옥수수&감자의 만남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작은 지역 축제규모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확실히 차이가 있기는 한데 먹거리 차림표 가격을 보니 옥천공설운동장에서 본 가격과 그리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만 소주, 막걸리, 병맥주, 생맥주는 모두 동일하게 2천원이라 저렴하다. 우렁이무침과 빙어튀김도 5천원에 맛볼 수 있다.


하루에 무려 5곳을 둘러본 알찬 여행이었고, 지역 축제는 물론 문학의 향수까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