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씨의 여행시리즈를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꾸뻬씨의 행복 여행>이 <달빛프린스>에 소개된 뒤로 온·오프라인 베스트셀러에서 오랜기간동안 1위를 하는 걸 보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단숨에 푹 빠져서 읽었다. 여행은 흥미로웠고 대개 머릿속으로 영상이 그려지는 소설이 그러하듯이 영화처럼 느껴져 즐거웠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탄탄한 몸매와 차분한 어투가 돋보이는 클라라, 지뢰제거를 잘하고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장 마르셀, 매혹적인 동양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미녀 바일라, 유쾌한 천재 심리학자 코르모랑 교수 등 이들로 인해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다.
꾸뻬씨는 클라라와 바일라, 일본인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시즈루와 미코 등 주변인물들을 통해 깨달은 사랑에 관한 생각을 수첩에 작은꽃으로 이름을 붙여 적어나간다. 이 부분만 따로 정리해도 사랑에 대한 그림이 그려질 것만 같다.
흥미로운 이 이야기는 꾸뻬씨가 그의 여자친구 클라라가 일하고 있는 일류 제약회사 연구소로 초대되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그는 군테르부터 코르모랑 교수를 찾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수락하게 되는데 제약회사 연구소에서는 사랑을 빠지게 하는 알약을 극비리에 연구중이었는데 그 연구를 진행중이던 코르모랑 교수가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삭제하고 실험에 필요한 자료를 가지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캄보디아로 가게 된 그는 그 곳 사정을 잘 아는 장 마르셀과 사원탐험 중에 만난 시즈루, 미코 그리고 나중에 밝혀지지만 사랑에 빠지게 된 바일라 등을 만나게 된다. 코르모랑 교수가 남긴 메세지를 따라 그를 만나고 또 상하이에서는 판다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우연히 뉴스를 통해 방송에 나가게 된다.
사랑이 소원해진 것 같다고 말하던 클라라는 사실 군테르와 사랑에 빠져있는 상태였고, 꾸뻬씨는 캄보디아에서 만난 바일라와 어느새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이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들은 책 후반부를 읽다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책에서는 주는 메세지는 약에 의지해서 사랑을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생각한다. 일순간 육체적인 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정신적이고 깊은 사랑은 애정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꾸뻬씨가 찾은 사랑처럼 나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오길 바란다. 약물에 의지해서가 아니라 장단점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을 말이다.
책에서 발견한 오탈자들이 있다.
p.212
있다는 실을 알고 있었다. →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p. 270
걸다가 → 걷다가
두 명인 데다 → 두 명인데다
p. 282
이무런 →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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