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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마녀사냥은 국가범죄다

 

무려 70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가진 책이다. 저자는 국회사무처에 6년간 재직 중에 A 의원으로부터 두 차례 이혼 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략 범죄를 당했다는 것이다. 이혼 전력 모략은 심각한 인권유린 범죄로 사생활 보호를 위해 헌법 17조의 가치를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니까 저자가 지목한 A 의원이 일방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이혼이 큰 결함이 있거나 결격 사유가 있는 일이 아닌데 심각한 사생활 침해로 정신적 피해를 받은 듯싶다. 그래서 퇴직 후 게시글에 올린 해명글 아래 달린 댓글도 매도 수준이었다. 사실상 A 의원 때문에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이 찍혔고, 마녀사냥을 막기 위해 저자는 한부모가족권익연대를 창립하기에 이른다.

모든 발단은 A 의원이 저자가 이혼 전력을 악용하여 인격 살인을 한 셈이다. 2021년 7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기록한 내용 중에 거의 7~80%는 사생활 모략 범죄와 관련된 내용이다. 후반에 가면 저출산 문제와 이혼, 동거 등 한 부모가 보호받고 더 이상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들이 나온다. 마녀사냥이라는 것은 중세 시대에 잘못된 정보로부터 그릇된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사람들이 광기로 무고한 아녀자들을 학살한 사건이다. 나중에 밝혀진 것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는데 그 광기의 시대가 21세기에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10여 년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고통 속에서 사생활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 우린 이미 한 가족을 향한 야만적이고 잔혹한 마녀사냥을 목도한 적이 있다. 자신들도 지키지 않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잣대로 파괴시켰다. 하지만 역사의 기록은 항상 진실의 편에서 판단하리라 믿는다. 오히려 손가락질하고 저격했던 이들의 부패와 비리를 보면서 같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면 자격 미달인 사람이었다. 비판 기능을 상실한 언론이 진실 앞에 침묵하고 선택적 수사가 반복되는 한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마녀사냥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선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도 억울한 일로 인해 인사상 불이익과 인격 유린을 막자는 것이다. 708페이지 내내 반복되는 건 아쉽지만 정치, 사회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직접 당해보기 전까지는 그 아픔을 모른다. 자신이 직접 당사자가 아닌 한 그저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계속 변화해가는데 아직도 2~30년 전 사고방식과 풍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혼 전력을 가지고 모략하며 6년간 괴롭혔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어떤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로 10여 년간 A 의원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는지 의문이 들긴 했다. 왜곡된 정보를 팩트 체크 없이 사실처럼 받아들인 것도 문제인데 저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저 이혼 후 양육권을 가진 채로 아들을 잘 키워내고 있는데 왜 한쪽 말만 믿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 걸까? 저출산 시대에 한 부모 가족을 포용하며 마녀사냥을 하듯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