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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 : 상위 1% 고수의 장사 감각



지금까지 다녀본 맛집만 130여곳이 된다. 맛집을 다니면서 '초두 효과'와 인테리어, 식기 세트, 자리 배치 등을 쭈욱 둘러보고 그 다음 메뉴판이나 직원들의 서비스, 음식의 맛을 보는 편이다. 그러면 음식점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이 새겨진다. 친절한 서비스를 받는다거나 아니면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거나 음식이 정말 맛있는 곳은 다시 재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면 그때는 굳이 그 음식점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단지 허기를 채우는 곳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의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지만 저자의 분석에 공감가는 내용들이 많았다. 이 책은 장사를 하는 사람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여기에 그 비법들이 담겨있다. 


막 개업해서 영업을 시작하는 곳을 가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설픈 부분들이 눈에 보인다. 매장 안에 청소 도구들이 놓여있고 손님을 맞는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다. 음식이 담긴 접시를 어떻게 놓느냐와 손님들의 주문을 받을 때의 자세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보게 된다. 단지 음식 맛으로만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하는 자세와 전략적인 메뉴 구성, 주문을 받았을 때 음식을 내오는 순서와 시간 등 손님들은 자신이 시간과 돈을 지불한만큼의 서비스를 받길 바란다. 불친절하거나 음식이 영 별로라면 재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에 적힌 내용들은 직접 겪어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 것들 뿐이다. 음식 색깔에 따라 어떤 색상의 식기로 담아내느냐도 플레이팅할 때 중요한 부분이다. 그 작은 차이가 음식에 감동받고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컬럼들은 모두 정독해보면 좋을 것 같다. 고객심리를 명확하게 꿰뚫고 있으며, 그 전략대로 운영한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맛집이라고 하는 음식점에서 먹은 후에는 필요에 따라 내 느낌을 전달하고 조언을 해주는 편이다. 아쉬운 점도 솔직하게 얘기하고 맛있게 먹은 곳은 진심을 다해 맛있다는 말을 전한다.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야 계속 영업을 해나갈 수 있는데 몇몇 곳은 손님들을 가려 서비스에 차등을 둔다거나 간단한 인사조차 없이 주문한 음식을 차리는 곳이 있다. '안녕하세요', '맛있게 드세요', '또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라는 말조차 건네지 않고 퉁명스럽게 대하고 돈만 받는 곳은 더 이상 찾고 싶지 않다. 다른 음식점도 많은데 그런 대접을 받으면서까지 먹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역시 저자의 이력을 보면 수긍이 간다. 우지케 슈타는 인기 음식점과 유명 디저트 가게를 포함해 2천군데가 넘는 식당의 내·외부 인테리어, 메뉴 개발과 비품 선정하는 것을 모두 총괄하면서 그가 손을 대는 식당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상대의 심리를 읽는 눈, 고객을 상대할 때 고객을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장사의 비법 등 잘될 수 밖에 없는 노하우가 모두 담겨있다. 음식의 맛은 기본이요. 고객 입장에서 말을 건네고 친절한 서비스로 보답하는 그런 식당이나 매점은 왜 입소문을 타게 되는 지 재증명할 수 있었던 책이다. 음식점으로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도 미리 이 책을 읽고 공간 배치나 인테리어, 비품/소품 구성에 필요한 감각을 익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