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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 중세 문명과 예술 : 지상에 천국을 훔쳐오다 (난처한 시리즈)



작년에 출간된 <난생 처음 한 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줄여서 난처한 미술이야기) 1, 2권>은 곧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번에 출간된 <난처한 미술이야기 3, 4권>은 초기 기독교 문명부터 중세시대인 1000년부터 300년까지의 시기를 다뤘다. <난처한 미술이야기 4>는 특히 중세 문명과 미술이라는 부제로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중세시대가 암흑기일 것이라는 건 오해라고 지적한다. 르네상스 시대는 오히려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했을 것으로 봤다. 생각해보면 갑자기 르네상스 시대에 문화가 꽃 피운 것이라기 보다는 중세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시기부터 문화는 태동하며 진행되어 오다 르네상스 시대에 문화적 혁명이 일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후대에 시대를 구분할 때 명암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붙여진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꼽자면 미술과 역사를 질답 형식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과 역사라는 소재를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조합이었지만 저자는 현명하게도 질답 형식에 경어체라는 문체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몰입하면서 읽게 해주었다. 그 덕분에 잘못 알고 있었거나 명확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영역까지 읽고난 후에 머릿속으로 완벽하게 정리되었다. 미술 뿐만 아니라 역사서로도 손색없는 책인데 인과 관계를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중세에 대해 모르던 사실이 많다는 걸 느꼈고 이 책을 통해서 유럽사에 대해 빠져들 수 있었다. 특히 한 꼭지를 마무리하는 '난처하 군의 필기노트'는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주고 있어서 다시 기억하기에 좋은 구성을 지니고 있다. 상당히 좋은 느낌을 받은 책이었고, 양질의 그림과 일러스트가 더욱 풍부한 컨텍스트를 제공해주고 있어서 이 책만으로도 역사와 미술을 한꺼번에 공부하며 읽은 기분이 들었다. 과연 인문 분야의 베스트셀러이자 주요 일간지에서 '올해의 저자', '올해의 책'으로 꼽힐만하다고 생각한다.


전작보다는 상대적으로 얇지만(?) 더 깊이있어진 내용과 중세 1000년부터 300년간의 유럽이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을 통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유럽사를 이보다 더 재미있고 알차게 구성한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인문서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는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아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고 오해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와 공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난처한 미술이야기>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양질의 도서이니 미술과 역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바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