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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연장전 : 우리 시대 노동의 풍경



노동자에게 연장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연장은 곧 노동자에게 밥줄이기 때문이다. 그 노동자의 밥줄을 누군가 끊어버리면 생활하기 힘들어진다. 가족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주는만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밥줄이기도 한 연장을 능숙하게 잘 다루기 위해 다년간 노력도 하지만 험악한 상황들을 견디면서 버틴 끝에 숙련자로서 이제 자신의 밥벌이는 혼자서 할 수 있을만큼 기술과 업무 능력이 향상된 것이다.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은 장인이 되기까지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 과정을 겪었을까? 수 만 시간을 다뤄왔고 여러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일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 보는 노동자들의 삶은 고단하고 여유조차 느낄 새가 없는 듯 보였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일하다 임금체불을 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생존을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하고 갑질을 꾹꾹 참아내며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할 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 임금체불을 많이 당해왔고 초년생일 때는 야근과 회식을 반복하면서 경력을 쌓기 위해 그냥 버티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적잖은 나이에 전향을 했고 신입으로 들어가기에는 여러 조건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 가릴 것없이 각자의 이유로 회사생활은 점점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 듯 보인다. 야근 수당없는 야근을 해야하며, 일거리가 많지만 직원을 충원하기는 것은 더디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연장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면 독립하고 나서도 혼자서 해나가기 곤란한 상황이 온다. 그래서 회사에 몸 담고 있는 동안이라도 스스로의 실력을 키워나갈 수밖에 없다.,


연장은 꼭 도구가 아니어도 지식이나 기술도 포함된다고 본다. 강사들처럼 스피치 실력이 좋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씁쓸한 것은 이렇게 노동자들은 열심히 현장에서 일하는 데 왜 그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안전장치가 부족한 것일까? 사용자들에게 유리하게 해석되는 법과 제도 속에서 오늘도 야근과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하루 일과를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각자 다른 직업과 노동 현장에서 겪는 일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아직도 개선되어야 될 것들이 많다고 느꼈다. 언제쯤이면 우리들도 야근없이 각자의 삶이 존중받는 사회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하루속히 노동자들을 위한 환경에 잘 갖춰진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