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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일인분 인문학 : 가장 괜찮은 삶의 단위를 말하다




몇 년새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들 혼밥, 혼술족들을 위한 간편식과 소형 가전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밥솥도 1인분 용이 있고, 캡슐형 코인 노래방도 생겨났다. 또한 욜로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과 함께 도시락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많은 것을 소비하지 않고 혼자 적당히 먹고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해진 덕분이다. <일인분 인문학>은 이에 따른 사회 변화에 맞는 책이면서 동시에 더 깊은 얘기를 전하고 있다. 명화에서 발견한 현대인들의 고독과 혼자인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모습을 짚어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드러난 모습까지 맞물려서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시선이 좋았던 책이다.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우리는 얼마나 타인 지향적인 삶에 맞게 살아오고 있었을까? 집단 속에서 어른들의 말 잘 듣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만 배웠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좋아하는 지 탐색할 기회조차 없이 자라왔다. 우리는 각자의 개성을 가진 삶의 주인공인데 사회가 원하는대로 소비되어 오면서 내 생각대로 살아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 타인 지향적이라는 것은 남들의 맞춰놓은 기준과 틀 안에서만 사는 안전망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내 삶이 아니다. 욜로 라이프를 꿈꾸는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본연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존재로 남고 싶지는 않다. 스스로 삶을 꿈꾸고 개척해나가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정한 삶의 속도와 기준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라고 요구한다. 타인에게 맞춰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일인분 인문학>은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충실하게 살아갈 때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충실하게 대할 수 있는 법을 조근조근 알려주고 있다. 어쩌면 자신이 필요한만큼만 갖추고 산다는 건 괜찮은 삶의 단위이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고 그때그때 맞춰서 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여도 그 시간을 내 것으로 채울 수만 있다면 남의 시선에 갇혀 제약받았던 삶을 벗어나 내 삶의 주체로 살아가도록 독려하는 책인 것 같아 정독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