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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동사의 길 : 책고집 최준영이 전하는 문학 예술 사회 과학 인문단상!|동사의 길은 낮은 데로 향하는 나눔의 길이다


매일 글을 썼다는 최준영 작가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총 파트 7로 구성되었고 문학, 예술, 사회, 과학, 인문에 걸쳐서 각각의 에피소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였다. 인문학이라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없이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다. 때로는 공감하면서 저자가 재미있게 봤다는 책이나 영화를 검색해서 보기도 했다. 책 구절 중에 힘이 되는 말도 있었다. "주변에 읽지도 않는 책이 쌓여만 간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어요.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거죠. 사두면 언젠가는 읽게 돼 있어요. 비슷한 말인 듯하지만, 그 책이 집에 있었기 때문에 읽게 되기도 하고요. 책 계속 사세요. 처치 곤란해질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지금도 많은 책을 처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방 주변에 책탑이 쌓일만큼 책이 많다. 책을 읽는 게 좋고 여전히 읽을만한 책이 나올 때마다 사고 싶어진다. 이 책도 읽으면서 이런저런 추억과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작가처럼 이렇게 글을 기록할 수 있을 지 자신은 없지만 나름 읽으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간혹 영화나 책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면 지적 만족감을 얻게 된다. 자신을 소개할 때 전문분야를 삶이라고 한 것처럼 사는 이야기만큼 우리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들이 곧 살아있는 삶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은 거리의 인문학자, 노숙인 인문학자, 거지교수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 거리의 인문학 실천가로 가난한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며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따뜻하고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이 느껴진다. "동사의 길은 낮은 데로 향하는 나눔의 길이다."를 문득 보면 역시 그의 품성이 보인다. 늘 낮은 자들의 편에서 글을 써왔기에 예전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했던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으로 읽었다. 치열하게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세계에서 방황하던 나를 잡아주고 유일한 벗이자 탈출구였던 문학을 다시 품었다. 살아가면서 후회할 때도 많고 아쉬운 순간도 많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벌어질 일들이다. 순간순간 감당할 수 있을만큼 버티고 행복함이 먼저라는 걸 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건 영원하지 않고 단지 최선을 다하는 순간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인문학 에세이는 삶을 버티고 더 깊이 이해하는 책으로 읽을수록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