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자기 계발서나 인문학 도서에 가까울 것 같지만 실제 책 내용은 철학 사상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제1장부터 제3장까지는 읽기 어렵고 추상적이었는데 제4장 궁극의 실패는 앞부분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실패 예찬은 주로 염세주의 철학자인 에밀 시오랑의 사상에 기초하여 쓴 사무엘 베케트 풍의 책이다. 제1장 타락한 세상에서는 그노시스파에 대한 언급과 함께 시몬 베유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고대의 지혜는 편안하게 안주하는 삶보다는 좀 더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엄격함 속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오르도록 설파하고 있다.
"우리 삶에 너무 많은 루틴이 있고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게 너무 적으면 결국 우리의 내면은 죽고 만다. 그리고 살아 있는 채로 맞는 죽음은 그 흉물스러움 탓에 최악의 죽음,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죽음이다. 지나치게 통제되고 일상화된 인간의 삶은 가난할 뿐 아니라 오히려 나쁜 삶이다. 그런 삶은 자신을 아무 데도 이끌지 못한다."
우리는 실패하도록 태어났으며 누구나 실패한 경험을 통해 배운다. 다소 경직된 우리 사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두 번의 실패에 대해 조금은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다. 물론 사기, 도박, 주식 투자, 사업 실패는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보다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시도하다가 실패한 경험은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실패로 인해 좌절하고 낙담하기엔 아직 남아있는 삶이 길다.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주변에서 잘 보듬어주고 격려해 준다면 힘을 얻고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전체적으로 저자가 철학과 맞물려서 쓰다 보니 실패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무겁고 진지 일변도가 되어버렸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되풀이되는 실패를 막기 위해서라도 역사 속에서 지혜를 발견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실패가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위대한 사상가들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통찰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어느 순간 우리는 삶이 공허하고 존재가 무의미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을 뿐이고, 책이든 영화든 자신의 삶이든 끝이 나기 전에 이야기를 그만두는 것은 본능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실망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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