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Serendipity) 뜻을 살펴보니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특히 과학 연구의 분야에서 실험 도중에 실패해서 얻은 결과에서 중대한 발견 또는 발명을 하는 것을 이르는 외래어"라고 정의내렸다. 단어가 만들어진 기원을 보니 1754년 영국의 작가이자 미술사가인 호레이스 월폴이 우리가 무언가를 찾다가 실수로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을 묘사하기 위해 썼다고 하며, 스리랑카의 옛 이름인 세렌딥(Serendip)에서 따온 것으로 오래된 페르시아 우화에 나오는 나라 이름인데 이 우화에서 월폴이 영감을 얻어서 만들어낸 조합어라는 것이다. 즉, 우연한 실수를 통해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발명했다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는 종종 목격된다. 이 책에서는 주로 음식,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뤘다.
맨 마지막 인류를 제외하면 47가지의 이야기로 코카콜라부터 팝콘, 고르곤졸라, 샴페인, 베르디그리까지로 저자가 이탈리아의 사업가이자 작가여서 자신과 관련된 에피소드거나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책 제목은 세렌디피티인데 그런 사례들을 중심으로 소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수라기엔 애매하고 시행착오거나 여러 사람의 노력 덕분에 발전시킨 것이라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저자는 우연이나 실수로 만들어진 것들 중 성공한 제품이 너무나도 많은 탓에 이 책에 담을지 결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 인문학적으로 지역 한정이 아닌 실제 세렌디피티 사례를 중심으로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도 크다. 읽다 보면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많은 언급과 우연한 실수가 무엇이었는지 알기 어려웠다.
우연한 실수보다는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발견하여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코카콜라는 실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발명과 영감을 통해 만들어진 브랜드라고 봐야 하고 초코잼 누텔라는 나폴레옹 칙령이 내려지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헤이즐넛으로 대체하여 '저렴한' 새로운 초콜릿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3대에 걸친 오랜 전통을 가졌고 1949년 슈퍼크레마를 개발함으로써 오늘날 세계적인 제과 회사 페레로 그룹으로 성장했다. 커피도 마찬가지로 에티오피아 남서쪽 카파의 고지대에서 염소를 방목하던 양치기가 구운 베리를 갈아 가루로 만든 뒤 뜨거운 물과 섞어 마신 것에서 시작했다. 그 기원이 어떤 계기를 통해서 이어져 내려왔는지 역사적으로 파고들었으면 이야기가 풍성했을 것 같은데 여러모로 기대와는 달리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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