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평(Since 2013 ~)

[서평] 문학이 차린 밥상 : 소설로 맛보는 음식 인문학 여행

반응형

 

 

세월이 흐르면서 계승되지 않고 끊겨 잊혀가는 우리 음식 문화들이 많다. 저자는 우리 대하소설에 나온 음식을 통해 이를 복원하고자 이 책을 기획하였다. 최명희 <혼불>, 박완서 <미망>, 박경리 <토지>, 이상과 심훈, 판소리 다섯 마당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토끼전>, <적벽가>에 기록된 바에 따라 그 시대의 풍속과 음식 문화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알아본다. 대하소설은 그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대체 기록물로 지역별로 구습 되어온 전통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엿보기에 더없이 좋은 텍스트다. 주변에서 나는 다양한 식재료로 주식류, 부식류, 기호식 할 것 없이 여러 가지 음식들을 만들어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학 작품 속에서 발췌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니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곧잘 해주시던 음식이 겹쳐서 떠오른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명절 때면 각종 전과 토란국을 빠짐없이 먹었고 제철 과일이나 방앗간에서 떡을 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서구화된 지금의 음식 문화와는 달리 그 시절엔 소박하지만 건강한 식재료가 삼시 세끼 상 위에 올랐다. 지금은 비싸서 자주 못 먹지만 고등어구이, 임연수 구이, 갈치구이 등 생선구이를 먹으며 자랐다. 문학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과거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 듯 음식에서 옛 향수를 느끼며 우리의 기억을 복원시킨다. 그런 점에서 문학은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기도 하다.

책 중간마다 수록된 음식 사진과 그림, 도표로 정리한 식재료와 음식 분류를 보면 되려 우리 음식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소설 속 음식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인 혼, 미, 향, 한, 반, 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음식은 곧 그 나라의 문화이기에 공감되는 말이다. 후대에 사는 우리들이 그 가치를 계승하고 예전엔 즐겨먹었지만 점점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선조들은 꽤나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음식들은 오로지 우리 땅에서 자란 식재료로 만들어 맛은 훨씬 뛰어났을 것이다. 문학에 담긴 한상차림은 우리 삶 그 자체다.

 

 
문학이 차린 밥상
이 책은 현대 문학 대표 소설 《혼불》, 《미망》, 《토지》, 대표 근대 작가 이상과 심훈 작품 그리고 판소리 다섯 마당으로 읽어 보는 문학 속 우리 음식 이야기다. 문학에는 인생이, 철학이, 인간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수천 년의 우리 음식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디에서도 알려 주지 않은 전통 음식이 등장하기도 하고, 잊혔다고 생각한 그리운 음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 문학이야말로 우리 삶을 그대로 녹여낸, 역사책보다 가까운 살아 숨 쉬는 음식 인문학 그 자체다. 이제 문학 속에 등장한 음식으로 정성껏 차린 한식 한상차림을 만나러 떠나 보자.
저자
정혜경
출판
드루
출판일
2024.06.1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