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이리스 라디쉬는 진보 성격을 띄고 있는 주간신문 <차이트>의 문예부 편집자로 한 시대를 통찰한 유럽 작가 19명과의 인터뷰를 모아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였다. 이제 삶의 끝에 다다르고 있는 문학의 거장들과 나눈 솔직한 대화들을 실제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다. 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며 모두 조금씩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죽음은 참 허무한 것이다. 그렇게 애써 살아가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삶과 분리된 죽음 이후로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아마 이 인터뷰가 더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제 고령에 다다른 작가들이 부풀리거나 감출 요인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익히 잘 아는 작가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본질에 가까운 질답들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본다는 점은 이 책을 읽을만한 이유이다.
우리는 목숨이 붙어있는 이유로 살아간다. 살아가면서 삶의 희노애락을 느끼고 모든 질곡을 함께 한다. 일반 사람들의 삶도 그 자체로 소중하지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거장의 마지막 인터뷰는 그들의 성격과 삶이 그대로 들어나서 인간미를 느꼈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우리에게 주어진 그 시간을 어떤 의미로 채워 넣으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을 회고할 때 남길 말에서 차이가 있을 듯 싶다. 삶의 종착역인 죽음을 몇 해 남기지 않고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우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나 또한 많은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중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어떤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여한 부분도 없지만 더 진지하게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항상 모든 일에 열심일 수는 없겠지만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건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나 홀로 세상 앞에 서려고 한다. 누군가를 의지하지 않고 홀로 서기가 두렵지 않으려면 내 내면을 단단히 하고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 한정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현재가 소중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에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넣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 단지 무엇을 하며 사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쓸모없는 인생은 없다. 매일매일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꿈을 향해 한걸음 나아갈 때 그 시간들이 모여서 내 삶의 기억은 더 풍요로와 질 것이라 믿는다. 2014년 10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파트릭 모디아노의 인터뷰 중 남긴 말로 끝 맺으려 한다.
우리는 늘 단면들만 볼 뿐이지요. 인생 전체는 매우 기이한 것입니다. 마지막에 가서 한꺼번에 그 전체를 본다면 그것도 매력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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