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소설 · 서평(Since 2013 ~) 2016. 1. 26. [서평] 사라바 왼발로 세상에 나와 왼발을 세상에 내디딘 서른 일곱살 아유무의 지난 성장기 속에서 일본의 버블경제를 관통하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이야기가 이 소설 전반에 흐른다.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나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와 함께 하녀를 두며 행복하고 남부럽지 않은 시절을 보내던 아유무는 잘 생긴데다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아이였다. 일본으로 귀국해서 잠시 생활했을 때는 나쓰에 이모와 야다 아줌마 덕분에 그런대로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러다 아버지를 따라 이집트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보냈는데 평생 우정을 함께 나눌 동갑내기 친구 야곱을 만나면서 마음에 안정을 얻는다. 넓은 저택에서 살며 차츰 안정을 얻기 시작한 누나와 여전히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어머니 사이에서 별 문제가 없이 지낼 것 같았지만 일본에.. · 서평(Since 2013 ~) 2014. 10. 31. [서평] 보이지 않는 수호자 : 돌로레스 레돈도 장편소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영미소설이 아닌 제3세계 소설은 읽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그런 고정관념들이 하나씩 깨지기 시작하였는데 스페인 작가인 돌로레스 레돈도가 쓴 는 매력적인 여형사인 아마이아 살라사르가 등장하는 매우 멋진 추리/스릴러 소설이다. 전체적으로 번역도 매우 매끄러웠으며 책 안에는 살라사르 가문의 가계도와 엘리손도 마을의 전체지도가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는데 책을 읽는데 있어서 큰 도움을 준다. 한 번쯤은 추리소설을 읽을 때 이런 게 있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수시로 꺼내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매우 좋은 기획이다. 표지도 다른 일반 책과 다르게 고급스런 재질로 제작되어서 신비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책과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스페인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 · 서평(Since 2013 ~) 2014. 10. 29. [서평] 기억해줘 : 임경선 장편소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제각기 다르다. 해인과 안나는 외부에서 볼 때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에서 자라지만 실상은 매우 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초반에 등장하는 해인은 사랑하는 연인인 유진과 즐거운 한 때는 보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재에서 과거로 넘어갈 때는 비행기에서 낯선 여자에게 어깨를 빌려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뉴욕으로 부모님을 따라 전학하게 된 해인은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는데 애를 먹지만 도서관에서 우연히 안나를 만나게 된다.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기간 동안 뜨거운 사랑이 펼쳐지는데 학교에서 부딪히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이들과의 만남에는 스트로베리 파크에서 안나가 흥얼거렸던 비틀즈의 "스트로.. · 서평(Since 2013 ~) 2014. 10. 26. [서평] 총의 울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개화기때 범 사냥꾼을 등장시켜, 화승총과 염초공방에 대한 부분부터 병인양요와 신미양요까지 서사적인 부분을 다룬 역사소설로 한 편의 드라마틱한 영화를 읽은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글을 쓸 때 어휘에 관심있는 나로써는 순우리말이 이처럼 실하게 나온 책을 읽어서 매우 신선했다. 건질만한 문장들이 참으로 많았고, 책을 읽는 재미와 함께 그 당시 우리 선조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피부 가까이 느끼게 해주었다. 19세기 말에도 화승총이라는 총이 존재했지만 한국산 염초는 그 질이 좋지 않고 불발될 여지가 높아 범 사냥꾼들은 값비싼 왜산이나 중국산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선대에서 정치적인 이유에 밀려 억울하게 회령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고, 다시 한양으로 돌아가기 보다.. · 서평(Since 2013 ~) 2014. 10. 13. [서평] 싸드 THAAD : 김진명 장편소설 '1026' 이후로 간만에 김진명 작가의 신작인 '싸드'를 읽었다. 과연 속도감있는 전개는 여전하였고 스토리에 빨려들게 만드는 필력은 대단하였다. 누가봐도 별볼일 없는 사람을 통해 싸드의 엄청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독자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끼는 매력이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그 뒷배경까지 서서히 알아가면서 읽어나가니 감정이입도 잘 되었던 것 같다. 어민은 원래 변호사보다는 노는 걸 좋아했던 평범한 아이였다. 아버지는 어민이 변호사가 되는 걸 평생의 소원으로 생각했고, 로스쿨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친구 3명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어 어민과 항상 어울려 다니도록 하기 위해 각각 5천만원을 주었다. 변호사가 될 재목은 아니었지만 이들 친구와 어울린 덕에 가까스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 · 서평(Since 2013 ~) 2014. 9. 9. [서평] 검은 수도사 : 사형집행인의 딸 2 전작이 워낙 인기를 끌어서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 지 기대감이 든 작품이었다. 처럼 가톨릭 사제를 배경으로 벌어진 암투를 다룬 내용인데 이 내용의 시작은 1660년경 매서운 추위로 몰아치던 어느 겨울날 바바리아주 숀가우의 한 성당에서 한 신부가 의문의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 신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채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젊은 의사 지몬은 마을 내 사형집행인을 찾아간다. 야콥 퀴슬이란 이름의 사형집행인과 그의 딸인 막달레나는 의사 지몬과 함께 신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조사를 벌이던 중 이는 템플기사단의 보물과 관련되어 있음을 밝혀냈게 되었다. 하지만 큰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반영하듯 이들 일행을 뒤쫓는 자들이 있었으니 바로 의문의 검은 수도사로 생명의 위협까.. · 서평(Since 2013 ~) 2014. 9. 2. [서평] 그 여름, 마리아 지금은 여름을 지나 가을로 들어서는 시점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강렬한 햇살처럼 뜨겁다. 의 표지가 주는 인상은 묘한 자극을 준다. 욕조에 기대 누워있는 16살 소녀 마리아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라는 영화가 연상녀와의 로맨스를 다룬 것이라면 이 소설은 마흔이 된 남자와 열여섯 소녀 간의 사랑인데 띠동갑도 넘는 나이차를 뛰어넘은 사랑을 소재로 매우 위태롭게 시작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리아는 남자친구인 요하네스의 가족과 함께 농장에서 살아간다. 요하네스와 사랑을 나누긴 하지만 예기치 않게 새로운 사랑에 눈을 띄게 된다. 고되고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농장에서의 생활에 갑자기 찾아온 사랑이라는 감정에 열병을 앓는 마리아와 독일이 통일되기만을 기다리는 요하네스 가족의 모습은 묘하게 일치한다. 그 시.. · 서평(Since 2013 ~) 2014. 8. 16. [서평] 모르겐스테른 프로젝트 드디어 다비드 카라의 프로젝트 시리즈 3부작의 대단원에 이르렀다. 이 작가의 소설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같은 느낌으로 받으면서 읽게 되는 책이다.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에이탄은 전형적인 영웅으로 어릴 때였던 1942년 나치 포로 수용소에서 눈길을 헤치며 탈출하는 과거에서부터 시작한다. 바로 모르겐스테른 프로젝트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와 로 이어오면서 이제 완결을 향해 씌여진 이 책은 개인적으로 영화화되서 3부작을 만들면 꽤나 재밌을 것 같다. 스릴러, 액션, SF까지 모두를 만족시킬만큼 이야기 전개가 박진감이 넘친다. 모사드 요원인 에이탄은 나치의 유전자 조작실험에서 유일하게 홀로 살아남은 생존자로 슈퍼 솔저라 불릴만큼 초인이 되었다. 그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 · 서평(Since 2013 ~) 2014. 8. 16. [서평] 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오랜만에 한겨례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보게 되었다. 읽은 바로는 역시 삶을 가까이서 다룬 줄거리가 매우 큰 흡입력을 주고 있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과 남겨진 가족들의 삶을 현실감있게 그려낸 인상적인 소설로 이 책을 쓴 저자인 최지월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인물마다의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있어서 마치 드라마의 각본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은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긴 하지만 적절하게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해 그 당시로 돌아간 흐름은 자연스러워서 드라마스페셜로 다뤄져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퇴역군인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아버지, 언니인 소희는 결혼 후 호주로 이민가서 잘 살고 있고, 동생인 은희는 물신양면으로 밀어준 덕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자 화자는 둘째딸.. · 서평(Since 2013 ~) 2014. 6. 6. [서평] 자유로운 삶 1989년 6월 3~4일간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를 기억하는가? 텐안먼 사건의 기억은 아직도 뉴스를 통해 본 장면으로 생생하게 남아있다. 정규군 탱크 앞에서 자유를 외치던 청년의 외침을, 특권층의 부패와 물가 상승에 따른 불만들이 쌓여 급기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로까지 번진 그 시기를 기점으로 한 것이 바로 이 의 시대적 배경이다. 난, 핑핑 부부는 바로 텐안먼 사건에 따른 반대자들의 숙청을 피해 이미 미국에 와 있는 상태인데 공항에서 아들은 타오타오가 무사히 도착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하진 작가의 역량과 잘된 번역이 조화를 이뤄서 매우 몰입도있게 잘 읽히는 소설이다. 잘 읽히는다는 것은 바로 다음 장면이 궁금해진다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전개속도 .. · 서평(Since 2013 ~) 2014. 5. 31. [서평] 오만과 편견 시대적 배경을 빼놓고 본다면 제인 오스틴의 은 매우 재미있는 작품이다. 19세기 영국사회의 생활상과 풍속을 리얼리티로 쓴 문학작품이기에 작품이 발표된 지 오래되었어도 여전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꼽는 듯 싶다. 은 워낙 유명한 작품인데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글이 남겨진 작품이다. 도시에서 시골로 온 빙리씨를 둘러싼 베넷씨의 딸들이 무도회에서 춤추게 되고 맏딸인 제인이 빙리씨에게 가다 고열로 눕게 된 후 엘리자베스가 급한 마음에 홀로 찾아가 간호하면서 겪게 되는 일을 보면 함축적으로 인물들간의 흥미로운 심리묘사와 생각들이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인물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 요즘 시대에도 드라마나 현실에서도 그렇듯 부의 차이에 따른 상대방에 대한 오만.. · 서평(Since 2013 ~) 2014. 5. 22. [서평]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 정신병동이 주는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사람을 치유하기 위한 곳이어야 하는데 누군가 악감정으로 집어넣으면 벗어나기 힘든 감옥과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정신병동은 일반 요양시설과 다를바가 없다. 매주 밀레나는 헤닝스 박사에게 상담을 받는데 상담을 받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게 솔직하게 속마음을 토로함으로써 계속 입원해야 할 지 아니면 퇴원해도 되는지 결정짓는 것이다. 그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만난 클라라와 같은 우울증 겪고 있는 사슴인형같은 카타리나 그리고 식당에서 카타리나의 소개로 알게 된 트렌스섹슈얼인 론, 다중인격을 지닌 마리아까지 어떻게보면 겉은 멀쩡해보여도 속은 병들고 있는 현대인들의 문제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 서평(Since 2013 ~) 2014. 5. 17. [서평] 색채처방소 1·2 색채를 시종일관 드러내서 미스터리로 풀어나간 독특한 책이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띠지에 나온 멘트들은 과하지 않았나 싶다. 왜냐하면 독서를 방해하는 무수한 오타들로 인해 흐름을 끊게 만들기 때문이다. 최소한 출간하기 전엔 오탈자를 바로 잡은 교정작업을 여러 번 거치면서 나올텐데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아마 다른 분들도 지적한 부분이라 다음 작품에서는 바로 잡아 독자들로부터 신뢰받는 출판사가 되기를 바란다. 우선 색채 미스터리라면 무엇일까? 색과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결합한 소설이라는데 이 책에서는 '색채처방소'라는 이름의 사설 의원에서 색으로 인간의 정신질환을 치료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미 컬러테라피로 색을 이용하여 정서적인 안정과 마음을 치료하는 기법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정신질환을 겪.. · 서평(Since 2013 ~) 2014. 5. 17. [서평] 완전변태 완전변태는 이외수 작가가 9년만에 펴낸 소설이다. 장편소설은 아니고 짧은 단편들을 묶어서 펴낸 책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술술 읽히는 책이기도 하다. 글마다 호흡이 짧다보니 문체만큼이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작가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같은 전개는 쉴새없이 몰아치다가 뒷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다시 꼽씹어보는 맛이 있다. 짧은 단편마다 사회에 만연한 병폐들을 우회적으로 실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유머코드는 잃지 않는다. 라는 제목은 단편소설 중 하나인데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가뜩이나 정부나 기업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으로 그닥 유쾌하지 않은 시기인데 재미있게 읽다보면 한 편으론 씁쓸하기까지 했다. 극장에서 나오는 길에 부랑자들끼리 엉켜 지하철 앞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는데 사나운 눈빛과 .. · 서평(Since 2013 ~) 2014. 5. 14. [서평] 최초의 인간 알베르 카뮈의 글은 인간에 대한 실존적 질문들 던지는 철학적인 문장들로 인해 깊이있게 읽을 수 있다. 아마도 그가 살아온 삶이 작품으로 투영된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열린책들을 통해 국내 최초로 번역된 알베르 카뮈의 유작인 은 자신의 자전적인 얘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죽기 전까지 집필했다고 하는 작품인데 책을 넘기다가 보면 알베르 카뮈가 흘려쓴 원고, 역주를 통해 보강된 내용들을 읽을 수 있다. 미완성작이기 때문에 가다듬지 못한 부분이 보인다. 이 작품을 죽음의 순간이 찾아들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완성하려고 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가 작품을 통해 전해주려고 한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을 읽다보면 한 사람의 인생이 보이고 자신을 향한 성찰에 큰 감명을 받게 된다. 역시 알베르 카뮈라는 작가의 .. · 서평(Since 2013 ~) 2014. 5. 5. [서평] 이방인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이자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 바로 이다. 근데 책 띠지에 적힌 말들이 도발적이다. 25년을 속아왔다니 그러면 지금까지의 번역은 제대로 된 번역이 아니라는 말인가? 오래 전에 국내 최초의 완역본이라 소개한 책을 읽으면서 원래 이렇게 두꺼웠었나 의아해했는데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적나라한 부분까지 있어서 삭제되었던 것이다. 번역은 제2의 문학이라는 말이 있듯이 누가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원문이 다르게도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한 작가의 작품만을 담당하는 전문번역가도 있는데 누구보다 작가의 문학세계나 배경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전 명작을 재번역 과정을 걸쳐서 다시 내놓는다는 건 심리적 부담이 큰 작업일 것.. · 서평(Since 2013 ~) 2014. 4. 26. [서평] 양춘단 대학 탐방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시작하는 에 등장하는 주인공 춘단은 남편 영일의 병을 고치는 데 보탬을 되고자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대학교에서 청소부로 일을 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을 쓴 작가의 나이로 볼 때 사투리의 전면 등장과 대학교의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은 꽤 참신한 시도이며,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내겐 통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청소부의 시각으로 본 대학은 예전에 자랑스레 달아준 상아탑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속물로 그득한 세상이다. 최근에 서울의 모 대학교에 강연을 들으려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은 꽤 오래전부터 공사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그렇게 건물을 짓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학생들에게 돌아갈 혜택보다는 멋드러진 건물을 만드는 것에만 치중하.. · 서평(Since 2013 ~) 2014. 4. 20. [서평] 눈먼 올빼미 요즘같은 시대에 노출제본으로 만든 책은 처음 보는 듯 싶다. 독특한 표지디자인과 내지는 연금술사만의 매력이다. 이란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사데크 헤다야트의 작품인 는 표지만큼이나 매우 독특하고 난해하게 읽히는 작품이다. 솔직히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한 건 아니다. "삶에는 서서히 고독한 혼을 갉아먹는 궤양같은 오래된 상처가 있다."로 시작되는데 궤양같은 오래된 상처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어둠 속에서 안개가 짙게 깔린 느낌처럼 음울하고 기괴하기까지 하다. 소설 중간엔 주인공의 시각에서 주변 상황을 묘사하고 독백하는 부분이 길게 나와서 집중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 진도를 빼기가 조금 버겁다는 말이다. 는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는 아직 금서로 지정된 이 작품이 우리나라 최초로 연금술사에서.. · 서평(Since 2013 ~) 2014. 4. 20. [서평] 서초교회 잔혹사 진작에 이런 책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유독 종교를 건드리면 안될 성역이자 비판은 금기시된 영역이라고 가이드를 친다. 왜 비판을 하면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걸까? 종교단체도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고 잘잘못이 있으면 실정법에 따라 처분을 받는 건 당연한 것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성도들에게 가르칠 때는 그 교회 내 시스템도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형화되면 될수록 성도들이 낸 헌금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세세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작년에 대형교회를 비판하는 시사프로그램들이 연달아 나왔다. 실제로 최근에 법적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부끄러운 일이다. 사회에 모범이 되어야 할 지도층에 있는 분이 언론상에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신문으로 사실과 다르.. · 서평(Since 2013 ~) 2014. 4. 18. [서평] 자살클럽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모험소설 의 작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작품이라 어떤 내용일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자살클럽이 있었나봅니다. 요즘도 인터넷 카페에 나도는 자살관련 카페가 문득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이 책은 세 편의 단편소설을 연결지은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왕자인 플로리즐과 그의 충신인 왕실거미장관인 제럴딘 대령이 각각 다른 주제의 사건에 얽히면서 겪는 모험을 다뤘죠. 고전소설이라 조금 투박하게 보이지만 극 전개 속으로 빨려드는 건 작가의 역량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자살클럽은 한 청년이 자신의 재산을 모두 탕진해버리고 마지막으로 크림파이를 나눠주는 순회활동을 하는 와중에 만나게 됩니다. 그가 왜 이런 기이한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던 와중에 자살클럽의 존재를 .. · 서평(Since 2013 ~) 2014. 4. 16. [서평] 한권으로 읽는 정도전 인기리에 방영중인 KBS 대하드라마 때문인지 정도전을 다룬 책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조선개국공신이며 성리학 사상을 기반으로 한 조선의 틀을 만든 정도전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는 신권주의를 표방하고 백성을 기초한 나라를 건설하고자 한 민본주의자였으며 역성혁명을 기획하고 실행한 혁명가였다. 오백년간 지속된 고려가 점점 타락해져가는 모습을 보며 깨우친 바가 컸을 듯 싶다. 그래서 기존에 갖춰진 질서를 거부하였으며 귀양길에 떠나있는 동안 백성들이 어떻게 생활하며 생각하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였다. 아마 이때쯤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야 생각과 사상이 바뀔 것이라며 역성혁명을 기획했을 것이다. 소설로 만나보는 정도전은 이미 역사드라마를 통해서 많이 봐왔던 내용들이라 우리가 정도전의 .. · 서평(Since 2013 ~) 2014. 4. 12. [서평] 라스트 런어웨이 저자가 진주 귀고리 소녀 이후 4년만에 출간한 신작 은 시대적 상황을 살펴보면 1850년대는 노예제도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극심해진 시기라고 한다. 주인공은 퀘이커 교도로 17세기 영국에서 설립된 프로테스탄튼의 소규모 종파인 프렌드파의 일원을 가리키는데 모든 인간은 평등해야 한다는 평등사상에 반하는 노예제도에 반대한 단체로 노예제도 폐지운동과 지하철도의 확산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다수의 퀘이커 교도들은 실제로는 그 당시 실정법을 어기는 것을 두려워해서 도망친 노예 돕기를 주저했다고 한다.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북부의 허드슨에서 웰링톤으로 토머스의 마차를 타고 갔을 때 뒤쫓아 온 도너번은 노예사냥꾼으로 확실한 자유가 보장되는 캐나다로 도망치려는 노예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그 근방을 감시하고 다닌다. 마을 .. · 서평(Since 2013 ~) 2014. 4. 9. [서평] 은주 : 진주를 품은 여자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그리 넉넉치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들로부터 온갖 학대를 받아온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은주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엇나가지 않고 착하게 살아가려고 애쓴다. 하지만 아버지가 칼을 들고 위협하던 그 날 두 번째 가출을 감행한다.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은주는 찜질방이나 호텔 등을 전전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노력해보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은주의 어머니는 악착같이 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지숙에게까지 찾아가 으름장을 놓으면 행패를 부리는데 원래는 그도 착한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어릴 적 겪어던 성폭력의 아픔과 고된 삶이 그녀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가난하고 고된 삶 속에서 어떻게든.. · 서평(Since 2013 ~) 2014. 3. 29. [서평] 내 이름은 술래 "나는 돌아왔다.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 많은 것을 길 위에서 잃어버렸다."라는 인상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술래로 아버지는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 부르는 노래처럼 잘 안들리는 소리나 보이지 않는 것도 보고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술래는 살아있으면서 죽은 아이, 죽어있으나 살이있는 아이 술래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8살에 죽었던 술래는 2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 부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집 주변에 항상 짜장면 냄새가 진동하였는데 그 짜장면을 좋아하는 아이는 다름아닌 북에서 탈출한 소년 영복이였다. 엘레베이터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영복이와 그 후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어린 남매.. · 서평(Since 2013 ~) 2014. 3. 26. [서평] 네 사람의 서명 : 최신 원전 완역본 코너스톤 셜록홈즈 시리즈로 만나게 된 은 셜록홈즈 초기작에 해당되는 작품으로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읽게 된 작품이다. 어릴 적에 여러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읽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셜록홈즈 시리즈에 해당되는 작품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읽기만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최신 원전 완역본으로 만나 은 충분히 만족감을 준 책이다. 여느 때처럼 추리할 거리가 없어 무료하고 심심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셜록 홈즈에게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모스턴 양은 자신에게 벌어진 기이한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 의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모스턴 양은 6년전 자신의 주소를 알려준 뒤로 매년 같은 날 진주가 배달되었다고 하는데 갑자기 오늘 아침 익명의 친구라고 밝힌 사람이 만나기를 요청하는 쪽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혹시.. · 서평(Since 2013 ~) 2014. 3. 26. [서평]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 : 최신 원전 완역본 코너스톤 셜록홈즈 시리즈의 특징을 몇 가지 꼽아보면 어디서든 넣고 다니기 편한 작은 판형과 구입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번역서 특유의 어색함이 묻어나오지 않고 자연스러운 번역을 들 수 있다. 특히 자연스럽게 읽히는 번역이 중요한 이유는 추리소설처럼 몰입하며 읽어야할 장르에서는 가장 큰 장점이 된다. 추리소설 매니아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매력적인 소설이 바로 셜록홈즈 시리즈다. 사설탐정인 셜록홈즈와 왓슨 박사는 서로 친구로써 이야기의 시점은 늘 왓슨 박사에 의해서 진행된다. 작품마다 첫장부터는 셜록홈즈의 사무실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셜록홈즈와 왓슨 박사 간의 신경전과 추리대결이 펼쳐진다. 왓슨 박사는 내심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셜록홈즈에게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 · 서평(Since 2013 ~) 2014. 3. 26. [서평] 공포의 계곡 : 최신 원전 완역본 셜록홈즈 시리즈 중 은 진정한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해내는 과정과 기막한 반전이 재미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치밀함이나 지적수준에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모리아티 교수와의 대결도 흥미진진하고 전체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라 할만하다. 추리소설이 가진 매력은 바로 독자들이 방심하고 있을 찰나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허를 찌르는 반전에 전율하고 열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소설 내에서도 뛰어난 경감과 경찰들이 등장하지만 홈즈만큼 핵심을 짚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홈즈는 사건현장에서도 작은 부분을 결코 소홀히 넘기는 법이 없다. 그런 추리력을 바탕으로 매번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갔던 홈즈이기에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큰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수.. · 서평(Since 2013 ~) 2014. 3. 10. [서평] 노예 12년 같은 시기 5~6일 간격을 두고 은 출판사 다섯 곳을 통해 출간되었다. 영화 개봉 시기에 발맞춰서 출간된 셈인데 개인적으로는 열린책들의 표지와 번역, 편집은 군더더기를 찾을 수 없었다. 솔로몬 노섭이 지은 이 책은 1841년에 납치되어 1853년에 구출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서술함으로써 인권유린과 참담한 노예시장의 실상을 고발하였다. 19세기 중반에 쓴 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내용들이 생생해서 자유인으로 태어나 노예로 팔려간 뒤 겪은 12년간의 세월을 직접 체험한 듯 아프고 암담했다. 과연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일을 똑같이 느낄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항상 불안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유인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현재 처해진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한다. 조금은 .. · 서평(Since 2013 ~) 2014. 3. 8. [서평] 할퀴어 주겠어! 그대 어딘가 우울한가? 요즘 재밌는 일이 없어 무미건조한가? 아직도 소설이 읽기 어렵고 내겐 맞지 않다며 멀리하고 있는가? 여기 발칙한 상상력으로 쓴 명랑만화같은 소설이 있다. 생기발랄한 소녀감성으로 쓴 는 그만큼 부담없이 읽기 좋으며 복잡한 생각 따위 내려놓은 채 히히덕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읽기 좋은 책이다. 때로는 이렇게 가볍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만화 속에서나 가능한 얘기겠지만 주인공인 청아는 고등학교때 문득 마주친 오빠의 친구 진혁에게 한 눈에 반한 뒤 혹독한 다이어트와 열공한 덕분에 진혁이 다니는 대학교에 입학했고 진혁에게 접근하려고 온갖 노력을 하다가 길에서 우연히 진혁과 마주친 척 한다. 그런데 자신을 끈질기게 달라붙던 한 남자가 핸드폰을 가.. · 서평(Since 2013 ~) 2014. 2. 27. [서평] 시로 프로젝트 역시나 프랑스 소설답지 않게 스릴 넘치는 재밌는 책이다. 우선 책이 가진 흡입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지만 유머와 재치가 살아있어서 전혀 지루할 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총 3부작 중 2부인 는 전편인 의 스토리를 이어서 전개된다. 슈퍼 히어로같은 민머리 거인 에이탄 모르그는 역시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의문의 생화학 테러 사건이 발생한 체코의 한 마을에서 위기에 빠진 기자를 구해내면서 멋지게 나온다. 어떤 적이라도 모두 혼자 처치할 것 같은 카리스마가 넘쳐난다. 그가 체코로 온 이유는 절친한 친구인 엘리를 구하기 위해서인데 멘토인 엘리가 납치되는 일이 발생하는데 제약 회사를 이름 아래 비밀조직을 운영하는 컨소시엄과 협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자 실제로 생화학 테러를 자행한 집..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