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한뼘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동화같은 이야기를 꿈꿔본다. <한뼘한뼘>이라는 책은 강예작 작가의 감성으로 담아낸 공감동화로 이리저리 마음에 상처를 받은 현대인들에게 위안거리를 안겨주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양장본에 선명한 컬러로 채택된 그림에 등장하는 힐링토끼들은 때로는 귀엽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들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보통 이런 류의 에세이 책들을 읽을 때면 빠르게 읽으면 글자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글을 읽은 다음에 그림을 보면서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림 속에 답이 있거나 글이 가진 의미를 더욱 확장시켜주기 때문이다.
각박한 세대에 감정이 메마른 시대이기에 감성을 자극하고 소중했던 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들은 누군가의 손길에 들려져 과거의 아름다운 시절로 돌아가는 회상을 꿈꾸게 하는 작고 소박하지만 필요한 시간들을 갖게 해주기 때문에 그림만 하염없이 보고 있어도 저절로 마음이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여기저기 치이고 상처받느라 너덜너덜해진 마음에 <한뼘한뼘>은 그렇게 다가와서 다 그런거라며 쓸쓸하게 외로운 내 등을 따뜻하게 어루어 만져준다. 하나라도 실수하거나 어긋나면 흰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냉혹하고 인간미없는 생활은 내겐 갑갑한 창살과도 같은 독방이었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 일들이 모험이었고 두려움이었다.
같은 고민과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면 반가워서 온종일 얘기를 해도 즐거울 것 같은 상상을 하곤 한다. 화창한 어느 봄날로 데려가 기분좋은 꽃향기를 맡으며 자유롭게 뛰노는 아이들과 천천히 흘러가는 파란 하늘 사이로 구름이 지나갈 때면 지긋이 눈감고 찰나의 행복을 만끽해본다. 언제 가버릴 지 모르는 행복한 순간을 온전히 온 몸으로 느끼고 내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꿈꿔본다. 창가로 빗방울이 인사를 하는 어느 날이면 방에서만 뒹구르며 자유로움을 누리고 싶다. 내게 잠시만이라도 숨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달라고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받고 싶다. 어지간히도 마음고생이 심했던 날, 좋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은 것처럼 그렇게 <한뼘한뼘>씩 다가와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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