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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 : 마음을 지배하는 공간의 비밀


공간 속의 자연, 사랑의 장소, 욕망의 장소, 지루한 장소, 불안한 장소, 경외의 장소, 공간과 기술 1 : 기계 속의 세계, 공간과 기술 2 : 세계 속의 기계 등 8장으로 구성된 <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면 평소 생각해왔던 부분을 명쾌하게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도시를 만들고 공간구획을 나눌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은 그 공간에서 직접 일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맞춰져서 동선과 공간을 만들었느냐일 것이다. <심시티>나 <롤러코스터 타이쿤>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도 보면 확장성을 고려해서 짓지 않으면 항상 병목현상이 생기고 삶의 질과 만족도는 나빠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장소별로 나뉜 장을 보다보면 대표적인 건축물이나 시설을 예로 들면서 하는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공간을 인식하는 우리들이 보고 느끼는 바가 큰 것 같다.


'내 공간은 과연 내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을까?'라는 화두는 책에서 소개된 장소만 봐도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이라는 요소가 어떻게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들어 마음을 지배하는 지 그 비밀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 내가 살고 있는 동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내가 살고 있는 나라로 점점 확대해서 보다보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고 생활패턴이 그 공간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창의적인 생각과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안한 장소가 아닌 건강한 삶을 계획하고 꿈꾸는 공간으로 지역 주민이 똘똘 뭉쳐 만들어가야 한다. <사람과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골목길도 처음에는 이웃끼리 왕래가 없었는데 집 앞에 채소와 꽃을 심고 가꾸기 시작하니까 대문을 열고 이웃끼리 터놓고 지내는 걸 보면서 지역 공동체의 가능성을 봤다. 작은 축제도 열고 골목에 돗자리를 깔고 고기를 구워 함께 나눠 먹거나 또래 아이들끼리 놀면서 웃고 떠드는 걸 보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모두들 행복해보였다.


<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그런 공간의 비밀을 설득력있게 쓴 책이다. 고고학부터 현대적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하게 설명하면서 왜 공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공간 속에 사람들이 모이고 어떤 목적을 위해 생각과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런 역할을 공간이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