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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콘텐츠의 비밀 :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운 것들



알게 모르게 어릴 적 TV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중 이미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봤다. 나중에야 <천공의 섬 라퓨타>와 흡사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미래소년 코난>이다. 주제가를 즐겨 흥얼거릴 정도로 인기가 대단한 작품이었는데 그 후에도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나온 작품들은 죄다 찾아서 봤던 것 같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빨간 돼지>, <마녀 우편배달부>, <원령공주>,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귀를 기울이면> 등 수많은 히트작들을 보면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섬세한 그림체 그리고 스토리에 빠져 지금도 생각날 때마다 즐겨보곤 한다. <콘텐츠의 비밀>은 부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운 것들로 지은 이유는 저자인 가와카미 노부오가 2011년 스튜디오 지브리에 수습 프로듀서로 입사하여 작품 기획 및 제작을 배운 경험을 책으로 냈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또는 지브리의 팬이라면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 같다. 콘텐츠에 대해서 매우 섬세하게 접근한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안에서 직접 창작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다르게 다가왔고 저자가 나눈 객관적인 정보량과 주관적인 정보량에서도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어른이나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을 볼 때 유치하지 않게 느껴지는 지에 대해서도 이전에는 몰랐던 비밀도 알게 되었다. 정보량이 많아질수록 어른들이 볼만한 가치가 높아지지만 그만큼 제작비와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재밌는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림을 그릴 때 뇌가 기분좋을만큼의 크기로 실제보다 과장되게 그린다는 점이다. 특히 비행기를 좋아해서 현실보다 크게 그리는데 애니메이션 화면으로 볼 때는 적당해보인다. <바람이 분다>를 비롯해 이전에 그린 작품을 보면 이해가 갈 것 같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각도로 앵글을 잡아 그린다거나 대부분의 비행기는 현실보다는 부풀려서 크게 그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스튜디오 지브리만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평소 애니메이션 제작 방법이나 콘텐츠 기획에서 궁금했던 것들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들은 저자로 인해 정보가 더욱 디테일하게 표현되었다. 이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그의 후계자들이 만든 작품들은 지브리 스튜디오만의 힘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따뜻하고 감동적이면서 상상력이 가득한 그 그림들은 보면서 행복해지는 건 어릴 적에 꿈꾸던 장면을 재현시키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브리의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