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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정희 : 서정희 에세이 - 쉰다섯 비로소 시작하는 진짜 내 인생



인간 서정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젊고 한창 때 모델을 하다가 당시 유명 개그맨과 결혼했었고, 여러 차례 방송에서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다 몇 년전에 충격적인 장면이 CCTV에 잡혀 공개되었는데 남편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행복한 가정일 것 같았던 그 이면에 우리가 몰랐던 부분이 굉장히 많았던 것이다. 그 후 이혼을 했고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 홀로서기를 하려고 한다. 이제 어느덧 58세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그녀의 민낯을 본 이후라서 그럴까? 35년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그녀가 이혼 이후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은 어느새 심지가 강해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일이 아니면 왜곡된 형태로 쉽게 판단하고 생각하기 쉽다. 그녀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또 실제 모습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도 분명 존재한다.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서정희 자신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에세이이자 새출발을 하기 위한 의미를 담고 있는 책이다. 가난한 집에서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외할머니 곁에서 자랐고 유난히 혼자 놀기를 좋아했던 소녀는 우연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구와 걸어가다 사진작가에게 컨택이 되면서 사진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그후로 그녀의 모든 삶이 뒤바꾸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녀의 결혼생활은 그리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남편의 무리한 요구나 강요에 따라야했고, 앨리베이터 CCTV 사건을 상세하게 적은 페이지를 보면 어떻게 참고 그 긴 시간을 살아왔는지 의문이었다. 


그 사건을 겪은 뒤 도망치듯 옷가지와 아끼는 책을 트렁크에 담고 집을 나왔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온갖 창피를 당했지만 인테리어과 교수로 방송 출연과 함께 책을 내면서 재기에 성공한 듯 보인다. 스스로 인형의 삶을 살아왔다는 그녀는 이제부터가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마음껏 할 수 없었고, 돈벌이에 이용 당해오면서 모든 피해는 자신이 입어야 했음에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홀로 맞설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와 솔직한 속내음을 담은 책이다.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사람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이 책을 통해 파란만장한 일을 겪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낸 그녀가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