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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이젠 책쓰기다 : 인생의 돌파구가 필요한 당신



예전에는 책을 내기 위해서는 신춘문예에 등단한 작가들만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다. 문예창작과를 전공했거나 글쓰기에 관해 제대로 된 훈련이나 학습을 받아 온 사람들만이 세상에 내보낼 책을 쓸 자격이 있는거라고 생각하며 부단히 내 글과 문장, 단어를 갈고 닦아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누구나 쉽게 책을 쓰고 출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1인 출판 기업들이 늘어나고 글쓰기 강좌나 학원, 아카데미엔 수강생들로 넘쳐난다. 이 책의 저자인 조영석 씨도 1인 출판 기업인 라온북을 시작으로 출판사 내에서 글쓰기 강좌를 개설해서 수강생들이 책을 낼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는 걸로 안다. 그 외 거의 비슷한 포맷을 가진 출판사가 있다.


이 책에서 1, 2부는 왜 책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3부 부터는 책쓰기의 요령과 출판 마케팅에 관련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목차는 어떻게 만들어야 구조를 짜야 하며 책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든 총 동원하라고 한다. 아마 이런 비슷한 패턴이 그동안 많았던 것 같다. 우선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사람이거나 또는 그런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책을 낸 후 여러 곳의 강연을 하면서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또 책을 출간하고 어느새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당연한 강연 수임료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책을 써야 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비슷비슷한 내용과 부실한 컨텐츠로 채워진 책들이 많아진 것도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책을 읽고나면 어느 정도 깨달음을 얻거나 경험을 공유하는 내용들이면 좋은데 읽다보면 평이한 문장과 부실한 내용에 실망하기도 한다. 책을 세상에 내놓을 때는 자신의 혼과 정신을 담아서 내놓아야 스스로에게 떳떳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한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책을 읽는 소비자이면서 자신의 책을 팔아야 하는 생산자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내 기준에서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이름을 알리고 많이 팔아야 한다는 상업적인 접근법보다는 왜 책을 써야만 하고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유익한 책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마치 취업을 위해 학원을 찾고 논술을 익히기 위해 학원에서 배우는 것처럼 글쓰기나 책쓰기를 위해 강좌나 워크샵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지는 모르겠다. 단지 스스로 글을 써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찾고 깊은 고민과 사색을 통해서 누군가를 위로하고 진솔하게 자신을 드러낼 때 독자들은 그 진정성을 읽고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게 되지 않을까? 나 역시 예전에 습작을 하면서 단어와 비유, 문장에 대해 단련한 기간이 있었다.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알기>를 우연히 읽고 큰 자극을 받게 되었는데 일단 쓰더라도 제대로 된 글감으로 책쓰기를 시작하고 싶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펜과 종이만 있으면 어디서든 글은 쓸 수 있다. 언제 시작하느냐의 차이일 뿐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 아니 이미 우리는 SNS를 사용하면서 글쓰는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 지금 바로 책쓰기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