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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 : 농부 김씨 부부의 산골 슬로 라이프



요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혼자서 많은 일들을 빠르게 쳐내느라 신경도 예민해져 있다. 이것도 했다가 저것도 하면서 다른 것도 하는 패턴을 1년이 넘도록 해오니 지금은 몸과 마음이 지쳐버려서 독립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어차피 직장생활의 반은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역시 내겐 맞지 않았던거다. 애초에 근무시간 동안 집중해서 끝내버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야근할 생각도 없고 그렇게까지 일하고 싶지도 않다. 자연으로 돌아가면 마음이 편안할 것을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나처럼 귀촌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김씨 부부의 산골 이야기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자연스러워서 좋다. 


누구의 강요를 받을 일도 없고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자연의 순리대로 계절의 흐름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굳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우연히 알게 되고 잡생각이 사라지니 도자기를 굽는 등 밥 먹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집중할 일이 생겨버린다. 눈치를 안 봐도 되고 사회가 맞춘 기준에 따라 살지 않아도 뭐라할 사람이 없는 곳. 나도 홀가분하게 자연과 가까운 곳에 정착해서 살고 싶다. 이제 도시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다 지쳐버렸다. 내가 받은 스트레스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얼굴까지 달아오를만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도 오로지 일이 중심이라 빨리 끝내는 것이 지상목표다. 


<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라는 제목처럼 슬로라이프는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을 느낄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삶이 부러웠다. 읽는내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서로 티격태격 하지만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가 꿈꾸는 삶이기도 하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건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부부가 소개하는 꽃이나 반찬도 정겹고 사계절 내내 지천에 깔린 먹을거리를 구해오느라 그것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다. 그래서 철마다 소풍 다니고 매일 뒹굴뒹굴 하느라 바쁘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는 삶을 끝내고 언젠가를 돌아갈 그 날을 기다리며 행복하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