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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경제 규칙 다시 쓰기 : 21세기를 위한 경제 정책 보고서



미국의 경제 현실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상황과 별다른 것이 없었다.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이 부의 불평등, 부자 감세, 노조 억압, 성차별 등인데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에서도 큰 타격을 받은 건 해당 금융 회사나 기업이 아니라 모기지론으로 은행 융자를 받아 주택을 구입한 대부분의 시민들이다. 저자는 맹렬하게 이 불평등에 대해 비판한다. 보수 정권 때 부자 감세로 상위 소득층은 세전 소득으로 막대하게 부를 증가시켰다. 낙수효과나 부의 재분배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자본 이득의 세율 인하는 직접적으로 불평등에 영향을 끼친다. 자본 이득으로 버는 소득은 대부분 상위층일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상 경제 성장과 관련은 미미하다. 최저 시급은 계속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노동 시장에서 하위권에 머무는 노동자들의 빈곤을 해결하고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다. 물가 대비 연봉은 10년전과 큰 차이가 없는데 이는 부의 양극화를 낳을 뿐이다.

특히 여성 인력의 경우 남성보다 낮은 연봉을 받고 유급 가사 휴가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급 휴가를 누리지 못한 근로 여성들은 출산한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경제 활동에서 멀어진다. 미국의 저임금 노동자가 약 2천만명인데 그 중 2/3이 여성이라고 한다. 저임금 노동력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의 3.5배이니 갈수록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 평등하게 소득이 돌아간다면 미국 GDP가 5% 증가되는 경제적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1부 현재의 규칙들은 왜 미국이 지금 경제가 불평등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양극화가 심화되는 지 경제 전반의 상황들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 공감가는 내용이었고, 우리나라 상황과 오버랩을 하며 읽다보니 경제 정책들이 상위 계층이나 기업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점이 심각한 것 같다.

2부 다시 쓴 규칙은 그렇다면 좀 더 공평하고 정상적인 경제 규칙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매우 구체적이며 명확하다. 완전 고용을 목표로 정한다와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 준다 같은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 정부에서 공무원 채용을 늘리겠다는 것과 최저 시급 인상 등의 방안을 실행에 옮긴 것과 일맥상통한다. 완전 고용으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고, 공공 투자를 늘리면 민간 투자의 수익률이 높아지고 경제 성장이 폭넓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한다. 포괄임금제로 시간외수당을 합법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는데 저자는 임무적으로 시간외수당을 지급해야 소득 상한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중산층이 줄어드는 것은 임금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노동 생산성은 늘어나는데 비해 임금 상승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공감되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시민권의 승리로 인해 사회 정의가 크게 향상되었던 시기에 불평등이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계층 간 이동이 어렵게 되면 그 결과는 아무리 열심히 한다해도 평생에 걸쳐 인지적 성공과 경제적 성공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심각성이 우리나라만 그렇지 않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을 수 있었는데 어쩌면 전 세계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간격을 정부와 기업, 사회가 줄이려는 시도와 노력을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경제 규칙 다시 쓰기>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팀을 이뤄 작업을 하였고 그 결과 이렇게 훌륭한 책이 나올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과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며 계층 간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가 온전한 사회인지 되묻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