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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잉여인간이 몰려온다 노동혁명 : 기술혁명, 고령화에 대응한 노동혁명이 필요한 시대



잉여인간에 대한 정의는 쓸모없는 인간으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사람을 일컫는다. 2015년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하기 원하는 고령층(55~79세)은 722만 4000명 중 61%로 조사되어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일터에서 일을 하고 싶어한다. 2017년 8월 전체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에 진입하면서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가 되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이다. 이제 2020년 경에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은퇴하게 된다. 700만~1,000만의 인구가 잉여인간이 되는 것이다. 생산인구는 부양비 부담이 커지면서 사회적으로도 세대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첫 취업 연령이 높아지고 그 여파로 저출산과 비혼 혹은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양질의 일자리는 구하기 어려워지고 경쟁률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이 대체하면 더더욱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지금도 최저시급 인상으로 무인자판기 설치하는 점포가 늘어난 것이 좋은 예일 것이다. 노동의 대체수단이 늘어날수록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이 더더욱 노동시장을 옥죄게 만든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있는 노동혁명은 현재의 임금노동 중심의 노동체계를 해체하고 다양한 노동이 양립하면서 다차원적으로 작동하는 다중노동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동체 노동 복원으로 다중 노동체계 구축과 세대 간 역할 재구성을 제안한 것인데 이를 사회적으로 풀 수 있을까? 저자가 제시한 3가지 안은 아래와 같다.

1. 기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저출산'과 '고령사회'로 분리 이원화하고 실패한 '출산장려위원회'를 해체한다.
2. 다중 노동체계 구축 및 기본소득 담론을 형성한다.
3.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중단하고 기존 민간 부분 중심의 일자리 개선에 정책 자원을 투입하라.

이 정도로 방안을 제시한 것인데 '출산장려위원회'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과 다중 노동체계를 구축하여 청년층과 고령층이 각자 할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서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자는 것이다. 다만 세번째 안은 해결할 과제들이 많다. 민간 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정부에서 장려금을 주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비정규직 채용이 많아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민간 기업이 소극적으로 고용하고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등 불안정한 일자리 때문에 정부가 공공에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한 것이다. 고용이 안정되지 못하고 정부 지원을 악용하는 사례에서 문제가 생겨난 것인데 정책 자원을 투입한다고 개선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정규직 채용으로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 한 앞으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노동자들이 과연 스스로 원해서 야근을 하며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일까?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저자의 시각은 부정적인 것 같다. '저녁이 없는 삶'에 대해 우리는 불평하고 있으며, 자유시간이 노동보다 우리를더 행복하게 해준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현실에서 우리는 어떠한 지에 대한 공감대 있는 시선이 필요한 것 같다. 노동자들은 노예가 아니다. 회사와 맺은 근로계약서에 따라 일을 하는 주체인 것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은 가정이 함께 둘러앉아 오손도손 얘기하면서 식사를 하고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룰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주말없이 장시간 노동으로 붕괴된다면 회사에 매인 노예와 다를 바 없다. 저자가 얘기하는 많은 대안과 현실 진단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고 사회 병리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은 묘연해보인다. 고용주가 공동체 의식이 부재하면 다중 노동체계는 구축되기 어려운 구조다. 나이가 많다고 쉽게 해고하고, 실질 임금소득이 낮다면 해법이 될 수 없다. 

사회 전체의 인식 변화와 정부, 기업, 노동계가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태의 심각성은 더 두드러져 보일 것이며, 잉여인간으로 치부하지 말고 이들을 슬기롭게 고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몇몇 부분에서 저자의 편향된 시각에서 의문을 가졌지만 전체적으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노동 패러다임에 대해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