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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마더(Mother) : 엄마라는 이름의 나의 구원자



<마더>는 2010년 일본에서 방영된 드라마로 올해 초 tvN에서 리메이크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마더>는 친부의 부재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아동학대,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현실 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아동학대에 대한 소식을 뉴스 사회면으로 종종 듣곤 한다. 어디선가 남 모르게 아동학대를 받고 있을 아이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구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는 없는 것인가? 스즈하라 나오는 무로란 초등학교에 임시교사로 부임하는데 원래는 훗카이도 무로란 대학에서 철새를 연구하던 연구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레나라는 아이를 알게 되고, 또 아동학대를 받고 있다는 걸 의심하게 된다. 미치키 레나 또는 스즈하라 쓰구미는 밝고 쾌활한 성격을 가진 소녀이지만 집에서는 아동학대를 받고 있는 아이다. 친모인 미치키 히토미가 있지만 거의 방치되다시피 집에서 생활한다. 그녀의 동거남인 우라가미는 레나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다가 어느날 추행하게 되고 이를 목격한 히토미는 레나를 쓰레기 봉투에 담아 집밖으로 버리게 된다. 과연 엄마로써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일까? 그 추운날에 자신의 딸을 감싸주지는 못할 망정.

하지만 나오가 발견한 덕분에 구출되며 대신 자신이 엄마가 되어 주겠다며 둘은 기차를 타고 먼 곳으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이름을 스즈하라 쓰구미로 바꾸게 된다. 미치키 히토미 입장에서 보면 스즈하라 나오가 자신의 딸을 유괴한 것인데 친모로써의 자격은 누구에게 있는 지 묻게 되는 대목이다. 자식을 낳은 것 보다 잘 길러내는 책임도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자신의 아들, 딸을 더운 자동차 속에 가둬둔 정신나간 부모나 볼 일을 본다고 아무데나 내버려 둔 부모를 보며 과연 부모로서의 자격이 있는 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즈하라 나오는 사실 결혼하지 않은 노처녀인데 갑자기 자신의 딸이라며 가족들에게 소개할 때 심장이 얼마나 두근댔을까? 레나의 아동학대를 외면할 수 없었고 대신 자신이 엄마가 되어주기로 선택한 것인데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일까? 내버려진 고아도 아닌 친모가 있는 레나를. 물에 빠져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를 치르지만 실종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또 다른 문제로 접어든다.

스즈하라 나오와 같이 살게 된 스즈하라 쓰구미는 다시 안정을 되찾고 본래대로 밝고 쾌활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 부모 또는 엄마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이가 겪게 될 혼란도 생각해봐야 한다. 친모 곁에서 자라게 되면 분명 불행해질 것이다. 동거남인 우라가미는 계속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하려 들 것이고, 미치키 히토미는 학대받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방치하면서 그렇게 살 것이다. 마치 몇 년전에 오피스텔에서 살던 어느 부모가 자식을 학대한 뉴스와 닮아 있다.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쓰구미와 다시 찾은 나오, 이들의 앞길에 행복 만이 있으면 좋겠다. 미혼모로써 쓰구미의 엄마가 되겠다는 결심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아이는 이미 누구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지를 알고 있지 않을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반드시 불행해질 수밖에 없으니.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 문제와 부모의 자격에 대해 고민해보게 하는 좋은 드라마이자 각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