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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 올리브 빛 작은 마을을 걷다



여행이 가져다주는 마법같은 설레임을 가득 안겨주었던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은 '알쓸신잡 3'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피렌체, 시에나, 피사가 소개되어 그 특별함을 더해 주었다. 저자가 여행을 즐기는 방식은 로컬 식당을 찾는다거나 관광지로 잘 알려진 곳 보다는 현지에 사는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식당 추천 메뉴를 고르고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인연을 만든다.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의 3배에 달하는 면적을 가진 나라로 이미 잘 알려진 도시들이 많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소도시만이 가진 매력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지역적 특색이 강해서 제대로 여행하며 그들의 삶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가지 않으면 몰랐을 옛 사람들의 발자취와 흔적들은 여행자에게 깊이 각인되어 시공간을 넘나드는 흐름 속에서 낯선 이방인이 조금 더 머물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유가 될런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건 저자가 총 32곳의 도시를 여행했는데 그 지역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이 가본 곳만 Travel Memo에 남겨두는 방식이다. 그 이유 때문에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이라는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여기는 꼭 가봐야 된다며열을 올리지도 않고 오늘 가본 곳을 보고 들은 느낌을 적어서인지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유명 관광지만 다녀도 쓸 얘기들이 넘쳐나며 주요 스팟으로 삼을텐데도 저자는 그렇지 않았다. 소도시를 여행한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지 모른다. 어차피 모든 곳을 다 갈 수도 없고 한정된 시간엔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좋다. 책에 수록된 사진만 봐도 이렇게 마음이 들뜨고 좋은데 직접 본 저자가 느낀 감동은 얼마나 컸을까? 현지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없는데 다들 친절한 웃음으로 맞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읽으면서도 여기는 꼭 가봐야지 체크하는데 너무나도 많았다. 여기를 다 가볼 수나 있을까? 최소 2달은 넘게 걸리고 여행 경비도 만만치 않게 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과 세계문화유산을 지켜나가고 있는 도시에 반했다. 이름이 알려졌다고 하면 보존에 대한 생각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업적으로 치우쳐져 망가진 사례들이 많다. 지자체에서도 축제를 할 때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답습을 하기 보다는 그 지역의 전통과 문화에 어울리는 어법으로 세련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 이방인들에게 가장 인상깊게 남는 것은 훼손되지 않은 채 내려오는 문화유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고풍스러우면서 아름다운 도시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오히려 로컬의 진면목은 소도시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여행이 가져다주는 묘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