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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리뷰] 집은 그리움이다 : 인문학자와 한옥 건축가의 살고 싶은 집 이야기



평소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며 내가 살아갈 세상을 머릿속으로 그린다. 주로 자연인이 직접 일군 텃밭과 삶의 공간을 보기 위해서지만 정작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집마다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고 생활패턴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집을 짓는데 1~2년이 걸려 완공했다는 것을 보면 건축이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집이라는 자신이 생활하는 데 익숙하고 편해야 한다. 황토를 바르기도 하고 돌을 밑에 깔거나 채광이 좋게 설계하는 것도 그곳에 살며 축적된 경험과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해서 짓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것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집이 숨 쉴 수 있게 만든다면 그보다 쾌적한 공간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집을 아늑한 보금자리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가? 내가 몸을 편히 누울 수 있고 안전하게 잠을 청하며 왁자지껄하며 식사를 하는 등 일상생활을 보내는 사적 공간이다.


'집은 그리움이다'는 2018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인문학자와 한옥 건축가의 살고 싶은 집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러한 책이 좋은 이유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열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집마다 겪어온 기억은 강렬하게 뇌리에 스친다. 허름한 단칸방,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 삶의 공간마다 겪는 추억이 다르지만 공통점은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집은 정말 소중하다는 점이다. 안동 하회 마을이나 전주 한옥마을을 가지 않더라도 삼청동, 가회동, 익선동 등에 가면 쉽게 한옥 구조의 집을 볼 수 있다. 여행하면서 종종 한옥에서 잔 경험이 있어서 그리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대청마루가 있고 사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끼며 살기에 더 인간미가 있는 주택 양식이 한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한옥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살기 좋은 집과 삶이 있는 집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거주하는 의미의 공간으로 머무는 집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함께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한옥은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아파트는 서로 닫힌 공간으로 엇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애정을 느끼기 어렵지만 한옥에 머물러 산다면 매일매일이 새로울 것 같다. 이 책도 한옥 건축가가 정주를 꿈꾸며 토지 매입부터 한옥을 완성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았다. 이 또한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에 대한 간접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든 한옥이야기'에도 건축가의 솜씨로 탄생한 한옥의 내·외부를 살펴볼 수 있기에 더더욱 한옥집에서 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일으킨다. 뭐든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살고 싶어서 더 애착을 갖게 되지 않을까?


집에 대해 여러 생각을 갖게 하는 좋은 인문학 책을 발견해서 틈틈이 읽어보려고 한다. 평면도를 보며 집을 구조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였기에 내 경험과 맞물려 여러 색깔의 울림을 전해준다. 입주하지 얼마되지 않아 새집증후군, 라돈 등으로 고통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더더욱 내가 살아갈 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채효당'이라고 이름 지은 한옥에서 살아갈 이들 가족들은 얼마나 많은 추억을 쌓고 행복하게 보낼지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그 느낌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역시 집은 삶이 저절로 노래하고 살고 싶어지는 편안한 공간이어야 함을 느낀다.



집은 그리움이다
국내도서
저자 : 김장권,최효찬
출판 : 인물과사상사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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