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다음 7인의 작가전>에 선정된 작품을 읽게 된다. 물론 <다음 7인의 작가전>에 연재된 작품들이고, 특히나 <날 버리면 그대가 손해>는 조금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 님포매니악이 등장하고 살 이유가 많은 남자와 죽을 이유가 많은 여자의 만남이라니. 뫼비우스 전까지는 선재 시점에서 글을 쓰다가 뫼비우스부터는 해인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어릴 적엔 선재는 여자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어릴 적 이야기는 대부분 그런 성과 관련된 노골적인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성인이 된 선재가 우연히 해인을 만나게 되면서 둘 간의 이야기들이 섞인다. 하지만 마냥 달콤할 것 같은 남녀간의 사랑과는 조금 다르다. 해인을 알게 된 뒤로는 무작정 뒤를 쫓아다니는 선재와 받아줄 듯 밀쳐내는 해인의 모습이 나온다.
"난 나를 하찮게 여기는 놈하고만 자! 당신같이 징징거리면 쫓아다니는 남자. 날 성녀처럼 올려다보는 남자하고는 절대 살을 맞대지 않아! 그게 당신이 안되는 이유야! 만약 내 몸이 그리우면 날 아주 천하게 대할 용기를 가지고 와! 그러면 생각해 볼게!" 해인으로부터 이 말을 들은 선재의 가슴은 얼마나 큰 비수가 박혔을까? 그럼에도 선재는 해인 곁을 떠나지 않는다. 해인이 연습하는 곳까지 와 기다리면서 늘 그녀 곁에 머문다. 이루어질 것 같으면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가만 생각해보면 서로가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삶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선재가 해인을 만나고 해인이 선재를 만나면서부터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제목도 <날 버리면 그대가 손해>라고 지었는지도 모른다. 알콩달콩 로맨스라기 보단 일상적인 남녀간의 만남에서 오가는 얘기들이기도 하지만 의외의 반전과 한낮 꿈이었을지도 모른다는 판타지와 같은 마무리는 조금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성적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왜 섞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소설은 무조건 재미었어야 한다지만 자극적인 부분은 조금 별개로 여겨지기도 한다. "당신은 아직 살아있습니까?" 살아있는 이유는 바로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 남아있어서라는 대답을 하고 싶다. 나를 지탱해주는 힘. 선재와 해인의 이야기는 현실적이라서 설령 꿈이었다해도 뇌리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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