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높아서인지 '언어의 줄다리기'를 읽으면서 이제껏 의문을 제시하지 않았던 부분을 파고든 저자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주고 받았던 언어 속에는 비민주적이고 오용된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음을 반성하게 된다. 의식이 흘러가는대로 남들이 많이 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단어의 맞고 그름을 제대로 알려 하지 않은 채 써왔던 것이다. 방송이나 SNS 상에서 쓰이는 말들 중 분명 잘못 사용하는 말이 있고 그 말을 자주 쓰다보면 우리의 의식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자국의 언어조차 제대로 못 쓴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이분법적인 이데올로기에 중간 지대는 없다. 아무 생각없이 쓰는 말들 중에는 성차별을 가리키는 언어들도 많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문제의식를 갖지 않았을 것 같다.
특히 '요즘 애들'과 '요즘 어른들'의 줄다리기에서 한국어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언어폭력의 문제가 과연 '요즘 애들'이 원인인지 알아보았다. 재미있는 점은 지난 60년간 요즘 애들의 언어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신문 상에 게재되었다는 점이다. 1957년이나 2013년이나 지적하는 내용은 한결같이 어휘량이 빈곤하고 거칠며 언어문화가 심각하게 오염되어 비속어와 반말을 예사로 쓴다는 요지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에서 드러나는 모든 문제를 '요즘 세태'의 문제로 미루는 '요즘 어른들'도 과거엔 '요즘 애들'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대간 갈등의 이면에는 높임말에 익숙치 않아 잘못 구사하는 것으로 인해 증폭된다. 이렇게 언어 사용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지금도 '언어 줄다리기'를 하며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서로 진지하게 이 책의 내용을 두고 토론해봐도 좋을 내용이다. 분명 우리가 쓰는 말 속에는 차별적 요소가 존재하며, 많이 쓰면서도 잘못 알고 있는 말이 많다는 점이다. 내 생각 체계가 말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어 사용에 있어 문제점은 없는지 양쪽의 시각에서 접근하여 쓴 이 책은 고정관념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었다. 주요 쟁점들을 경기장이라 이름을 붙여 심층적으로 알아본 것이다. '대통령'이 비민주적인 단어였다거나 '청년'이 남성을 가리키는 단어였다는 점은 처음 알았다. 여기서 언론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미망인을 주로 쓰고는 했는데 이젠 유가족으로 대체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함으로 인해 미혼 대신 비혼이 익숙해져 있다. 사람들이 '짜장면'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자장면'을 버린 사례도 있다. 이처럼 언어는 정체되지 않고 사회 변화 속에서 계속 바뀌어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이 쓰는 언어에 관심을 더 갖게 되었고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는데 더욱 신경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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