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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책 리뷰] 우리 대 그들


보수 대 진보, 강대국 대 개도국, 기독교 대 이슬람, 가진 자 대 없는 자 등이 서로 극렬하게 맞서서 대립하는 시대다. 첨예하게 맞서서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이 시대를 냉철한 시각으로 분석하여 논쟁점이 되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밀도 높게 쓴 이 책을 읽으면서 단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보수 대 진보로 양분되어 서로를 향한 증오심과 날선 비난이 최대치에 달한 느낌이 들어 앞으로의 미래가 염려스러웠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갈등을 조장시키는 진짜 '악마들'의 실체에 대해서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 거대한 세력은 정부나 권력자도 아닌 최대 자본을 소유한 다국적 글로벌 기업들이었고,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와 경제를 장악해왔던 것이다.



우리 대 그들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경제 불평등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은 이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숨 가쁘게 돌아보며 문제를 짚어보니 확실히 보는 시야가 확 트게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하나의 목소리로 결집시켜 주장할 때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고 독재 정권을 끌어내리는 힘이 되어준다. 이 책은 승자와 패자, 경고 신호, 위기와 희망의 경계선, 장벽, 뉴딜 등 현재 세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해결점을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안들에 경종을 울리며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인 듯싶다. 시시각각 들려오는 위기 상황은 우리를 공포와 불안으로 몰고 갈 것이다. 큰 권력을 지닌 자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려 할 텐데 이럴 때일수록 핵심을 잘 파악해서 현명하게 대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증오와 비난을 재생산하는 것으로는 무엇도 현상을 해결해낼 수 없다. 오히려 세대 간의 갈등만 커질 뿐이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는 우리에게 찬란한 미래는 요원할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첨예한 대립 양산과 오버랩된 장면들이 많았다. 아마 진짜 공포가 언제 우리의 숨통을 쥐어올지 모른 채 그들의 원하는 대로 움직인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에 대한 이유 없는 적대심과 가짜 뉴스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이 시대에 우리는 올바른 잣대로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경제 불황이 깊어질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사람들은 보수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대 타협하는 자세와 포용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다른 나라의 상황을 분석한 글을 읽으면서 국제 정세에 대한 시야가 트이게 될 것이다.



우리 대 그들
국내도서
저자 : 이안 브레머(Ian Bremmer) / 김고명역
출판 : 더퀘스트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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